콩국수와 르느아르
르느아르전을 보기 위해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았다.
경향신문에서 경복궁 정문까지 이어지는 경복궁 돌담길은 내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다.
한적하면서도 서울 시내 한복판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한가롭게 걸으면, 충동적으로 들어가고 싶은 카페와 식당들이 많다.
서울시립미술관에 도착하니 저녁 7시부터 2천원 할인을 하고 있다. (1만2천원 – 2천원=1만원)
시간도 좀 남았고, 배가 고파서 오랜만에 진주회관을 갔다. (지하철로는 시청역 9번출구 앞)
진주회관의 콩국수(8,000원)는 쫄깃쫄깃한 면발과 걸죽한 국물이 여전히 맛이 있다.
내부 구조가 예전과는 달리 약간 바뀐 듯 했다.
소금을 넣지 않고 김치를 함께 먹으니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난다.
김치도 직접 담는다고 하니 싱싱해서 더 맛있는 듯 하다.
다시 미술관으로 돌아와서 도슨트를 따라 관람을 시작했다.
가족들과 목욕하는 여자를 그린 그림들이 인상적이었는데,
르느아르는 모네와 같은 동시대 유명 화가들과 달리 참 따뜻한 일생을 살았던 것 같다.
감성적으로도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여유있는 일생을 보낸 듯
화상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니 그림들에서도 긍정과 여유가 엿보인다.
미술관을 나와보니 8시부터 라이트월 전시가 미술관 건물 위에서 펼쳐졌다.
신기하게도 미술관 건물과 건물에 비친 빛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퇴근 후에 진주회관에서 콩국수 먹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르느아르전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