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이 아닌 모든 것
이장욱 지음 (문학과지성사)
그녀가 젖은 눈을 손바닥으로 받으며 가만히 말했다.
“작은 사랑이 하나 지나간 느낌이었어…… 라고.”
- ‘절반 이상의 하루오’ 中, p36
한강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 이후로 서점을 찾는 이들의 문학 서가 앞에 멈추어있는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집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책 한 권을 사며 혹시 또 재미있는 게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소설집 한 권을 더 골라보기 위해 종종 추천을 부탁합니다. 그럴 때면 그 사람의 표정을 읽어 적절히 나의 개인적인 취향을 꺼내어봅니다. 그리고 소리 내 ‘이장욱’의 소설집을 권합니다. 작품마다 정말 이장욱만의 표현이라고밖엔 느낄 수 없는, 그의 작품 속 인물과 사물, 상황과 비유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작품 속 좋아하는 인물 하나(하루오)를 발견했고 글자로 빚어진 그 인물을 언젠가 정말 만나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알 수 없는 여운이 생기기도 했고요.
그래서 인물들이 살아가는 삶의 틈을 이장욱식 표현으로 들여다 보는 기분을 독자들이 느껴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절반 이상의 추천’을 하게 됩니다. 나머지는 보나마나, 권해받은 이의 선택이겠죠.
오늘도 어김없이 소설집을 둘러보는 사람들의 표정과 취향을 살피며 나는 그의 이름을 소리내 말해보려 하겠지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엔, 작가의 말에서처럼 ‘창문을 열자 무인칭의 바람이 불어온다. 시제도 없고 이상한 마음도 없다.’고 느끼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덮은 뒤 나의 기분이 정말, 그랬으니까요. 나로부터 이 책을 권해 받은 이들의 기분도 정말, 그랬으니까요.
글 이유리 @경기서적 호매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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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서적 호매실점 진정성있는 책들 속에서 우리, 함께. 1979년 수원역전에서 작은 사회과학서점으로 시작해 오랜 시간을 지역과 어우러져 숨쉬어가는,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어디에나 있지만 여기서만큼은 특별해 보이는 나만의 책을 건네는 서점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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