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책방 지나가다'가 살리다 출판사를 응원합니다

 동네서점 '책방 지나가다'가 살리다 출판사를 응원합니다

동네서점 '책방 지나가다'가
살리다 출판사를 응원합니다

어떤 이의 취향이 짙게 묻어 있는 공간에 가게 되면, 괜히 더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 주인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책방 지나가다에서, 이곳의 책방지기와 스페인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그 취향을 담은 책을 만들어가는 살리다 출판사를 만났다. #동네서점브릿지

어떤 이의 취향이 짙게 묻어 있는 공간에 가게 되면, 괜히 더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 눈길이 닿는 대로 찬찬히 주변을 살펴보고 있으면, 오랫동안 잘 가꾼 누군가의 방에 들어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색연필로 그려진 종이 포스터와 커다란 천 위에 달린 여러 개의 배지, 제각각 다른 모양의 스티커와 크고 작은 화분들. 이처럼 책방 지나가다는 주인의 취향을 담은 소품으로 가득 차 있다. 주인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 책방처럼, 스페인에 깊은 애정을 가진 살리다 출판사는 스페인의 여러 풍경과 자신만의 취향을 담은 책을 만들어가고 있다.

글·사진 최지원|자료제공 살리다

책방 지나가다에서 출판사 살리다를 추천했다
채송이 대표(채송이) 작년에 처음 책방을 열고 나서 여러 독립출판 제작자에게 입고 문의를 드리던 중에 살리다 출판사에서 낸 『스페인필름』을 알게 되었다. 당시 에바 대표님과 업무 메일을 주고받았었는데, 굉장히 따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렇게 처음 인연을 맺게 되어서 지금까지 계속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다미안 대표(다미안) 에바는 메일을 쓸 때 본인의 성격이 잘 묻어나게끔 쓰곤 한다. 에바가 쓴 글을 읽으면, 이 사람이 참 착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채송이 대표님의 메일에서도 그런 인상을 받았다. 우리 또한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애초에 출판사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에바 대표(에바) 그렇다. 당시 스페인에 관한 사진집을 만들고 싶었고, 우연히 '독립출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후에 독립출판 워크숍 수업을 통해 사진집을 만들 수 있었다. 마침 다미안이 예전부터 출판사에서 일했던 터라,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이왕이면 출판사를 만들어서 책을 내자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다미안 책을 만들려고 출판사를 차리고 나니, 앞으로 어떤 책을 만들어야 할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 처음에는 에바가 만드는 책의 교정을 봐주거나 인디자인 작업을 도와주는 정도의 일을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 책을 만들지, 어떤 일을 벌일지 등등 기획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또한 이 일의 시작이 에바가 가지고 있는 스페인 사랑에서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출판사의 이름은 당연히 스페인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게 좋을지 에바와 매일 같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어느 날 에바가 ‘Salida’라는 단어를 이야기했는데, 느낌이 좋아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이 단어가 가지고 있는 ‘출구’라는 의미가 일상에서부터 어딘가로 나아간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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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살리다 다미안 대표, 에바 대표

스페인에 관한 시리즈 『스페인필름』을 내고 있다
에바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스페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서른 살에 처음으로 스페인을 가게 되었다. 스페인은 지역마다 특색이 있고, 도시마다 가지고 있는 느낌도 모두 다르다. 스페인에 석 달간 있었는데, 마치 스페인이 내 나라인 것만 같더라. 다녀 오고 나서 스페인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 여행하면서 찍었던 필름 사진도 수 천장 넘게 가지고 있었는데, 혼자 보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통해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스페인필름』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길과 보호소에서 입양한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묘묘』를 출간하기도 했다
다미안 아직도 많은 사람이 반려동물을 ‘애완동물’이라고 이야기하고, 동물을 구매하고 있지 않나. 동물을 구매하다 보니, 마음에 안 들면 쉽게 버리기도 한다. 요즘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메시지를 가진 캠페인을 많이 하는데, 우리도 그런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사람과 서로 의지하면서 편안하게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책으로 만든다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라도 풀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경의선 책거리 '테마산책’에서 ‘살금책방’을 운영했다
에바 우연한 기회로 살금책방을 하게 되었다. 그때의 경험이 이후 스페인책방 운영의 예행연습이 된 것 같다. 책방을 운영하는 분들에게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해도, 직접 책방을 운영해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겠더라. 살금책방을 하지 않고 곧바로 스페인책방을 열었더라면, 훨씬 더 힘들었을 것 같다.

그후 충무로에 ‘스페인책방’을 열었다
다미안 살금책방을 운영하면서 작게나마 공간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살금책방을 운영하면서 책방의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오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운영이 어렵다는 것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각오하고서 스페인책방을 준비했던 터라,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잘 안 되더라도, 시도는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스페인책방’을 열기 전에 먼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독립출판물을 판매했는데, 둘 사이에 차이점이 있을 것 같다
에바 확실히 판매되는 책이 각각 다르다. 온라인 사이트는 이미 잘 알려진 유명 작가의 책이 주로 판매되고, 스페인책방에서는 책방의 콘셉트를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 그와 관련된 책이 판매가 잘 되는 편이다.
다미안 온라인 사이트는 모든 책을 동일하게 펼쳐놓는 방식으로 판매한다면, 책방은 책뿐만 아니라, 공간에서의 경험도 함께 판매한다고 생각한다. 독립출판이나 스페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스페인책방에 와서 워크숍 수업을 듣거나 모임에 참여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작은 책방은 공간이 주는 인상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이 책방이 내 취향과 맞는 곳이라고 느껴질 때, 아무래도 애정을 가지고 자주 찾아오게 되지 않을까.

스페인책방
서울시 중구 퇴계로36길 29 기남빌딩 5층 601호

책방 지나가다 채송이 대표

책방 지나가다 채송이 대표

책방을 열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채송이 잠시 일본에서 지냈던 적이 있다. 그동안 독립출판물 서점이나 고서적을 판매하는 서점에 다녔었는데, 대부분의 서점이 서점의 모습을 잘 지키고 있었다. 그런 서점들을 방문하면서 막연하게 나도 서점 주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그걸 알아챈 언니가 같이 서점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함께 준비해서 서점을 열게 되었다.

일러스트 포스터와 엽서, 스티커와 같은 여러 소품이 전시되어 있다
채송이 유행에 따르지 않고, 나다운 걸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공간이 책방이긴 하지만, 내 방이라 생각하고 공간을 꾸몄다. 전시된 포스터 중 일부는 판매하고 있지만, 그 밖의 포스터들은 실제로 내가 가지고 있던 것들이다.

책방 내부

책방의 위치상 여행을 하던 중에 방문한 손님도 많았을 것 같다
채송이 아무래도 책방이 위치한 길에 행인이 많다 보니,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손님에 대한 일화는 매우 많다. 책방에 오시는 손님 중에 계절마다 방문하시는 분이 있었다. 얼마 전에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분이 ‘모놀로그’라는 밴드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재미있는 일을 같이 한번 해보자고 이야기하셔서, 얼마 전엔 책방에서
모놀로그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연 이외에도 책방에서 새롭게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지 궁금하다
채송이 처음에 책방을 같이 준비했던 언니와 함께 책방 지나가다를 기억할 수 있는 제작물을 만들어 보고 싶다.

책방 외부

책방에 진열하는 책을 정하는 데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채송이 일단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우선으로 들이고 있다.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모든 책을 신경 써서 정성스럽게 진열하기가 쉽지 않더라. 그래서 우선 읽어보고, 그 중에서 인상이 좋은 책을 진열하고 있다. 그때그때의 감정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한다. 시집을 많이 읽을 때면, 시집을 많이 진열하게 되는 것처럼.
에바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취향의 문제이기도 해서 명확한 기준은 없는 것 같다. 스페인책방의 책들도 대부분 나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관심이 생기거나 읽어보고 싶은 책, 아니면 우연히 읽었다가 좋았던 책 위주로 선정하고 있다.
다미안 많은 책이 진열되어 있는 곳보다는 작더라도 주인의 취향이 잘 느껴지는 곳이 더 좋다. ‘이 사람은 이런 책을 좋아하고, 책을 이런 식으로 진열하는구나’라는 것이 느껴질 때, 마치 그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채송이 두 분의 말에 동감한다. 어떻게 보면 책방을 운영하는 일은 자신의 취향을 파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채송이 언니와 나는 경주가 고향이라, 경주에 대한 좋은 기억을 줄 수 있는 것들을 함께 만들어 보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이곳에서 계속 책방을 운영하고 싶다. 하루에 다섯 분이 책방에 오시더라도, 꾸준히 그분들을 만나고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책방이 되었으면 좋겠다.
에바 앞으로도 『스페인필름』 시리즈를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스페인 필름001』은 포괄적인 스페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주로 유명한 도시 사진이 많다. 스페인의 매력적인 작은 지역들과 디테일한 모습도 책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작년에 스페인의 까미노 지역을 다미안과 함께 여행하면서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의 사진을 많이 찍었다. 올해엔 그 사진을 모아 책을 내게 될 것 같다.
다미안 『스페인필름』은 시리즈의 연결성은 가지고 있지만, 기획방식이나 판형은 계속해서 달라질 것이다. ‘스페인필름’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책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또한 나와 에바의 이야기도 책으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작년에 에바와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 대신에 까미노를 다녀온 이야기를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 오랫동안 결혼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생각,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 그 이후의 여행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이 두 사람은 왜 이렇게 결혼을 했지? 왜 이렇게 웨딩드레스를 싫어하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책에 담길 것 같다.

책방 지나가다
경북 경주시 포석로 1077-2(황남동)
목-화 10:00 - 18:00 (수요일 휴무)


다시 떠나볼까, 〈여행자의 동네서점〉
지난 해 9월, 초판을 발간한 후 1년이 지났습니다. 신촌 1개의 새 코스를 추가하고, 서울의 동네서점 여행 코스 7개를 만들었어요. 이번 주말에는 책방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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