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서점지도 만들어볼까? 그 결과는 놀라웠다.

체인서점지도 만들어볼까?
그 결과는 놀라웠다.

도표 범례
01. 2020(3Q) 동네서점지도 등록 기준 전국 행정구역별 운영 중 독립서점 수
02. 2020년 09월 현재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예스24중고서점, 알라딘중고서점 기준 행정구역별 운영 중 대형 체인서점 수

‘체인서점지도’
한번 만들어볼까?

최근 한 커뮤니티에서는 ‘도서정가제' 논쟁으로 게시판이 시끄러워졌다. 내 주변에서는 작은 책방 찾아보기 힘들고 책 사 본 적도 없다며, 가격 할인도 안 하는 동네서점을 보호해줘야 할 필요성을 모르겠다는 댓글이 보였다. 대형 체인서점과 온라인 서점만 남은 세상을 상상해본다. 내 삶은 더 풍요로워졌을까. 더 행복해졌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대형 체인서점 지도’를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독립서점은 일반적으로는 오프라인에서 지역 기반으로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중·소형서점을 말한다. 대규모 상업자본에 의해 소매 상점을 여러 곳에 두고 통제·경영하는 '대형 체인서점'의 반대 개념으로 사용한다. 대형 체인서점은 2020년 09월 현재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예스24중고서점, 알라딘중고서점 5개 기준으로 집계했다.

그림. 교보문고 전국 분점 © 네이버지도 표. 전국 행정구역별 체인서점 수 © bookshopmap.com

체인서점 지점 1곳도 없는 지역,
제주도와 강원도

집계 결과, 전국의 체인서점별 지점 수는 각각 알라딘중고서점 45개 점과 영풍문고 44개 점, 교보문고 전국 43개 점, 반디앤루니스 10개 점, 예스24중고서점 8개로 총 150개 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행정구역별로는 서울특별시(53)와 경기도(30), 부산광역시(16), 대구광역시(10), 인천광역시(7) 순으로 많았다. 체인서점 지점의 60%가 수도권에 있었다. 기타 지역에는 5개 이하로 분포해 있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와 강원도에는 공통으로 지점을 전혀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립서점은 각각 제주특별자치도에 39개(6.3%)와 강원도 19개(3.1%)가 운영중이어서 대조를 이루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대규모 상업자본의 생리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그림. 동네서점 서비스에서 내 취향의 가까운 독립서점을 검색할 수 있다. © bookshopmap.com 그림. 전국 행정구역별 독립서점 수 vs. 체인서점 수 © bookshopmap.com표. 전국 행정구역별 독립서점 수 vs. 체인서점 수 © bookshopmap.com

대형 체인서점만 남은 세상에서
내 삶은 더 풍요로울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9 출판산업 실태조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출판사 매출액 기준 거래처별 비중은 “대형서점”(23.9%), “인터넷서점”(21.4%), “도매/총판”(16.6%), “출판사 직판(방문판매 포함)”(15.9%), “기관 판매”(9.2%), “중소형 서점”(6.0%) 순으로 나타났다. 대형 체인서점의 대부분이 인터넷 서점을 겸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대형+인터넷 서점은 45.3%로 출판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로 중소형 서점과는 약 7배 이상의 격차다.

그림. <2019 출판산업 실태조사>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분명히 세상은 변하고 있다. 책의 경계가 점점 더 희미해져 간다.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에서 내 취향의 이웃을 팔로우한다. 하지만 디지털의 효율성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이 여전히 있다.

한가로운 일요일 산책길에 책방을 잠시 들러본다. 주인장에게 가벼운 눈인사를 건네본다. 누군가 책을 본다. 차를 마신다. 이웃을 만난다. 짧은 이야기를 나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풍경인데 오늘은 어쩐지 위로가 된다. 다시 한번 대형 체인서점만 남은 세상을 상상해본다. 내 삶은 더 풍요로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