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여행을 읽어요 여행서점 도시여행자

6화. 여행을 읽어요 여행서점 도시여행자
"대전 여행 중이세요? 안내 해드릴까요?" 화려한 여행 콘텐츠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곳도 콘텐츠가 넘쳐나요. 대전에 오시면 도시여행자로 놀러오세요. 2018년 8월부터 이전을 위해 휴점중이다.
ⓒ 도시여행자 박은영
#1 어서오세요, 여행자 카페
그리고 여행 서점 도시여행자입니다.
"대전 여행 중이세요? 대전을 안내해 드릴까요?"
대전을 여행한다면,
다들 깜짝 놀랄 거예요.
특히나 대전 사람들
다른 도시에 비해 화려한 여행 콘텐츠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곳도 꽤 오랜 시간 사람들이 살고 있기에 콘텐츠가 넘쳐나요. 도시여행자가 위치한 동네, 문화예술의 거리로 불리는 대흥동. 저는 이 동네를 소개하기 위해 냅킨에 지도를 그리고 있어요. 최근에는 6시간 코스로 대흥동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해 가이드를 하고 있어요.
단순히 여행만을 주제로 한 공간은 아녜요. 여행을 통해 자신만의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것' '함께 즐기며 살아가는 것' '사라져 가는 것' 등 어쩌면 평범하지만 쉽게 잊고 살아가는 가치들을 고민하며 살아요.
청년들과 함께 의미 있는 주제를 가지고 여행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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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카페, 여행 서점에 이어 여행 도서관을 운영해요. ⓒ 도시여행자 박은영
지역의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 되기를 소망해요. 대전은 여행하는 도시가 아니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과 사람들이 많거든요. 단순히 커피와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 그리고 카페 손님들과 관계를 맺는 커뮤니티 공간이라 생각해요.
여행자 카페, 여행 서점에 이어 여행 도서관을 운영해요. 동네 주민과 지역 예술가, 청년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께 여행 관련 서적과 다른 나라의 교통카드 등을 빌려주는 역할을 해요. 서점과 도서관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손님들은 종종 헷갈려요. 층에서 판매하는 책을 이 층으로 가지고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새 책이 판매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부득이하게 여행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곤 해요. (눈물을 머금고)
#2 처음엔 여행 서점,
지금은 동네 책방
4년 전, 런던에서 여행 서점 <STANFORDS> 을 다녀온 적이 있어요. 전 세계의 지도를 한 곳에 모아 놓은 것 같아 흥미로웠던 그 공간이 잊히지 않아요. 여행이 일상을 더 풍요롭게 해준다고 믿기에, 여행과 관련된 소품과 책자들로 공간을 채우면, 많은 이들의 삶을 설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대전에서.
현실은 녹록지 않았어요. 여행과 관련된 책을 찾는 분들은 많지 않았고, 오히려 여행에서 가져온 소품들이나 소설, 인문학, 사회 분야의 책이 많이 팔렸거든요. 여행 콘셉트를 잃지 않으며 다른 분야의 책들을 고루 서가에 채우며 균형을 맞추기 시작했어요.
정보의 양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누군가의 고민에 의한 분별이
필요함을 느껴요
그래서 이 공간을 찾는 분들에 맞추어 책을 고르기 시작했어요. 모든 책을 읽고 고를 수는 없어서 기대에 의해 책을 고르기도 해요. 단골손님의 추천을 통해 서가를 채우기도 하고요. 이제는 '여행 서점' 보다는 '동네 책방'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해요.
처음엔 여행과 관련된 책을 찾는 분들은 많지 않았어요. ⓒ 도시여행자 박은영
#3 처음에 서가를 채우는 일도 쉽지 않았어요.
처음에 서가를 채우는 일도 쉽지 않았어요. 독립출판물과 달리 출판사들은 작은 서점들과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거든요. 이백여 개의 출판사에 전화하며 좌절감도 느끼고, 기존의 유통 구조를 개선할 수는 없을까. 새로운 시도를 해봤지만, 현실적인 문제와 부딪히기 시작했어요.
작은 서점과 직접 거래를 하는 출판사를 만나면 얼마나 고맙고 반가운지 몰라요. 최근에는 대형 서점보다 일주일 일찍 책을 보내주며 작은 서점을 응원하는 출판사와도 인연을 만들었어요.
여전히 책을 온전히 매입해 서가를 채우는 일은 어려운 일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작은 서점을 응원해주는 힘이 전해져요. 단골손님들은 서점 주인의 재고 부담을 함께 느끼고 있는지 책을 예약하곤 해요. 윤리적 소비 덕분에 우리도 한 걸음씩 더 내딛어요.
조그마한 책방에서
한 달에 몇 권의 책이 팔릴까
궁금하시죠?
"쉿, 비밀이에요."
책방에 방문하시면, 소곤소곤 귓속말로 답할게요.
책 속에 숨겨진 엽서를 찾아보세요 ⓒ 도시여행자 박은영
#4 책 속에 숨겨진 엽서를 찾아보세요.
책을 고르는데 많은 시간을 아낌없이 보내고 있어요. 책을 고를 때의 설렘과 신중한 마음이 고스란히 가닿기를 바라요. 어떤 이유에서 이 책을 골랐는지 설명을 덧붙이고 싶은데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몇몇 책 사이에 짤막한 글을 적은 엽서를 꽂아 두었어요. 책을 들추다가 우연히 발견한 엽서를 보고 미소를 띠는 손님들의 표정을 몰래 지켜볼 때, 얼마나 재밌는지 몰라요.
읽지 않는 여행 가이드북과 에세이를 기부하면 커피를 드립니다. ⓒ 도시여행자 박은영
#5 우리의 따뜻한 커피를 선물해요.
단골 손님의 윤리적 소비에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삼만 원 이상 책을 구매하는 분들께 따듯한 커피를 한 잔씩 선물하기 시작했어요. 읽지 않는 여행 가이드북과 에세이를 도서관에 기부하시는 분들께도 커피를 선물하고 있어요. 이번 달에는 노란색 커버의 책을 구입하는 분들께 '노란 잠수함' 음료를 할인해드리고 있어요.
*매달 1일과 16일, 홈리스 자활을 돕는 빅이슈 매거진을 들고 카페에 방문하셔도 커피를 선물해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이니, 널리 널리 알려주세요.
사용하지 않는 외국 동전과 지폐로 커피를 주문할 수 있어요. ⓒ 도시여행자 박은영
#6 여행을 마치고 남은
외국 동전과 지폐, 어떻게 하세요?
동전은 은행에 가도 바꾸어 주지 않아서 사용할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출국장에 비치된 구호 단체 저금통이 항상 가득 차 있는가 봐요. 책상 서랍 어딘가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사용하지 않는 외국 동전과 지폐로 커피를 주문할 수 있어요. 손님들이 음료와 바꾼 동전과 지폐를 모아 세계일주를 떠나려고 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 도시여행자 박은영
#7 여행 페스티벌 '시티 페스타'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석 달 동안 '삶은 여행 l Life is travel'이라는 주제로 여행, 삶, 예술이 함께하는 여행 페스티벌을 개최했어요.
<도시의 산책 : 자신만의 신념으로 삶이란 여행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책 이야기><도시의 선율 : 아름다운 선율로 도시를 채워가는 뮤지션들의 공연> <도시의 공존 : 공존이라는 가치로 도시를 만들어가는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 <도시의 순간 : 다양한 도시의 순간들을 담고 있는 영화 상영회> 등의 강연, 공연, 상영회가 열렸고요.
여행, 삶, 예술이 함께하는 여행 페스티벌을 개최하곤 해요. ⓒ 도시여행자 박은영여행, 삶, 예술이 함께하는 여행 페스티벌을 개최하곤 해요. ⓒ 도시여행자 박은영
사라져가는 것들 중 하나인 일회용 카메라를 통해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고 기록하는 사진집 출판 워크숍 <일상의 변주>, 대전 대흥동을 여행문화지도로 그리는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문화예술 워크숍도 함께 기획했어요.
ⓒ 도시여행자 박은영
책방 일기 #1
복잡하고 거대한 도시는 때때로 조그마한 상점들을 집어삼키곤 해요. 낭만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이 도시에는, 소소한 것들이 작게나마 빛이 나기를 바라요.
좋아하는 것을 아낌없이
표현하며 살아가는 것
서점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세상의 온도를 높이는 곳이라 생각해요. 사람들을 이어주는 종이는 으레 따뜻하게 느껴져요.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커피를 마시는지. 어디서 책을 사고, 어디서 커피를 마시는지. 도시여행자에서 당신에게 보내는 일상의 호기심.
ⓒ 도시여행자 박은영
책방 일기 #2
열 평 남짓한 공간에 어렴풋한 책과 커피 냄새로 가득해요. 힘껏 으깨어진 원두는 따듯한 물을 따라 흘러내린 뒤, 빙빙 도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나서야 잔에 담기죠. 커피 맛에 대한 표현력이 부족했던 저는 커피를 마시며 맛에 대한 마땅한 단어를 나열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어제 손님이 가득한 이 공간에서 마셨던 커피의 맛은 꽤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혀에 느끼는 감각들을 텍스트로 나열하지 않아도 즐거웠어요. 소박한 잔에 담긴 따뜻한 커피는 이 도시가 빛나는 만큼 찬란했어요.
오늘은 당신을 위해
책 한 권 골라드리고 싶네요
ⓒ 도시여행자 박은영
책방 일기 #3
이따금씩 홀로 커피를 내려 마시곤 해요. 함께 일했던 커피 디렉터 쌤은 잠시 쉬고 있는데요. 정성스레 내려줬던 커피를 마실 때와는 사뭇 다르네요. 카페와 책방에 손님이 없을 때면, 스스로에게 우리가 잘하고 있는 건지 질문을 던질 때가 많아요. 그래서 주위의 누군가를 작은 마음으로나마 응원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곤 해요.
ⓒ 도시여행자 박은영
책방 일기 #4
공간을 사랑하다, 거리와 사랑에 빠지고 거리와 사랑하다, 도시와 사랑에 빠지더라고요.
문득, 익숙하지만 낯선 곳에서의 여행이 생각난다면 대전으로 오세요. 도시여행자에서 그 여행을 시작해 보세요. 그리고, 동네서점지도 스토리펀딩이라는 긴 여행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도시여행자 김준태 & 박은영 드림
2016. 01. 06
일시휴점중 도시여행자 동네서점 City Traveler @city_traveller
주소 대전광역시 중구 보문로260번길 17 (대흥동,1층-2층)
운영시간 Mon-Fri 12:00 ~ 22:00, Sat-Sun & Holiday 12:00 ~ 24:00
소개 여행자에게 영감을 주는 서점 겸 카페. 2018년 8월 26일부로 이전을 위해 휴점에 들어갔다. 마을 공동체를 꿈꾸며 가꿔온 이 공간을 지속하기 위해 시민자산화 투자자를 모집중이다. 홈페이지에서 그들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할 수 있다.
땡스북스와 퍼니플랜이 함께 동네서점 앱과 책자 제작을 위해 진행한 카카오 스토리펀딩 ‘어서오세요, 오늘의 동네서점’에 연재했던 글의 아카이브입니다. 2015년 12월 1일부터 2016년 1월 6일까지, 약 4주간
ⓒ 전국의 가볼 만한 동네서점 검색하고 방문해보세요. 동네서점지도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만들어갑니다. 동네서점지도 www.bookshopmap.com
서울의 동네서점 여행코스 7, 〈여행자의 동네서점〉 개정증보판
지난 해 9월, 초판을 발간한 후 1년이 지났습니다. 신촌 1개의 새 코스를 추가하고, 서울의 동네서점 여행 코스 7개를 만들었어요. 이번 주말에는 책방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