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혼저옵서예 제주 동쪽 끝 소심한 책방

 4화. 혼저옵서예 제주 동쪽 끝 소심한 책방

4화. 혼저옵서예 제주 동쪽 끝 소심한 책방

"무사 이제 와?" "누가 요새 책을 산다케 니 서점해서 망해서 육지 올라감서" 제주의 동쪽 끝 마을 종달리의 작고 작은 동네책방입니다. 퐁낭의 삼촌들에게 음료배달을 하는 것으로 오픈 준비를 합니다.




종달리 작은 골목, 이웃집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소심한책방 ⓒ소심한 책방

혼저옵서예
반갑수다

여기는 제주의 동쪽 끝 마을 종달리의 작고 작은 동네책방 '소심한 책방'입니다.
저희는 소심한 책방을 지키고 있는 장인애, 현미라 이고요.




마스터 H는 제주 생활 5년 차가 되었고, 마스터 J는 제주를 오간 지 2년이 넘었는데도, 반도 못 알아듣는 *삼촌들의 제주 방언엔 웃음으로 화답해요. (* 삼촌: 제주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성별의 구분 없이 부르는 호칭)

책방 앞 퐁낭은 삼촌들의 사랑채 같은 곳이라 한겨울을 제외하곤 늘 그곳에 앉으셔서, 저희가 3분만 늦게 오픈해도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 주시고, 손님들에게 길 안내, 주차안내까지 해 주시곤 해요.



책 파는 서점을 한다고 했을 때, 삼촌들은 퐁낭에 모이셔서, 얘가 이제 망해서 육지에 올라가게 생겼다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어요.

다행히 책방은 망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숨어있기 좋은 공간으로 남아 삼촌들이랑 오래오래 함께 하려고요.출근을 하면 먼저, 퐁낭에 앉아계신 삼촌들에게 음료배달을 하는 것으로 오픈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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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차 한잔 드세요. ⓒ소심한 책방

책방엔 책 이외에도 연필과 엽서 같은 문구류가 있는데, 연필이 가방 속에 굴러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니 아찔해 지더라고요. 손님들에게 급히 눈에 보이는 종이로 봉투를 만들어 담아 드린 것이 계기가 되어, 철 지난 잡지와 일력 등 재활용 가능한 종이들은 몽땅 종이봉투 접기에 동원되고 있어요.

연필 외에도 엽서와 책 포장도 재활용 종이를 이용하는데, 종이봉투를 하염없이 접다보면 가끔은 '너무 구질구질한 거 아니야! 세련되고 싶어!'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이런 허술한 것들을 반가워 해주시고, 소심한 책방이라서 잘 어울린다는 손님들을 만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어요. 그래도 가끔 딜레마에 빠지긴 해요.

종이봉투 접는 시간에 책을 한 줄이라도 읽어야 하는 게 아닐까.

가내수공업공장 소심한 책방입니다 ⓒ소심한 책방

책방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디자인 일하셨어요?" "출판 계열에 일하셨어요?"
저희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는다면 무척 기분 좋은 일이지만, 그런 예술과 창의성을 요하는 일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오랫동안 했어요.

다만, 고루한 직장생활을 버티게 해주었던 저희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면 서점에서 책에 둘러 쌓여있는 시간이 큰 위로가 되었다는 거예요. 물론 책을 사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고요.

그런 직장에서 벗어나, 얽매이는 것 없는 제주의 작은 책방인 데다, 손님이 오실 확률보다는 안 오실 확률이 더 높다 보니, 무슨 일이 있으면 쿨-하게 문 닫고 쉬게 될 거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곳은 동네 분들 외에도 관광객이 오시는 경우가 더 많다 보니, 누군가에는 첫 제주여행에, 버스를 2시간 타고 이 골목까지 찾아왔는데, 문 닫힌 책방을 보고 허망해할 것을 생각하니 생각처럼 쉽게 쉬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소심한책방에서 가장 햇볕이 잘 들어오는 명당 자리 ⓒ소심한 책방 책방 끝에 자리한 작업실 ⓒ소심한 책방

그렇게 책방 운영
2년 차

처음엔 점심밥도 못 먹고 책방을 지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처음 만난 손님들에게 책방을 부탁하고 밥을 먹고 오기도 하고요.



죄송한 마음에 다급하게 밥을 먹고 돌아오면 오히려 책방을 지켜준 손님분께서 이 작은 책방이 잠시나마 오롯이 자신의 것이 된 것 같아 기뻤다고 이야기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부득이하게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는 아쉬운 마음을 연필 한 자루에 남겨두고 오기도 해요.

잠시 문을 닫을 땐 소심한 주인의 마음을 연필에 담아 ⓒ소심한 책방

주말 책방을 지켜주는 요정도 뽑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주말이면 책방에도 아이에게도 집중할 수 없는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분이니, 저희에겐 요정 같은 존재여서 호칭을 그렇게 부르게 되었어요.

팅커벨이나 레골라스 같은 미모의 꽃 요정은 못 되어도 도비나 신데렐라의 할매 요정같은 귀엽고 충실하고 튼튼한 요정이 될 자신이 있다며 함께 해주는 주말 요정님이 벌써 2호.

종종 손님들이 알아채시고
요정님이세요?

물으면, 우리의 요정님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신다는.
마을 안에 있는 책방이다 보니, 동네 꼬마들이 놀이터처럼 이용하기도 해요. 아무래도 카페나, 식당과는 다른 분위기의 곳이고 아이들이 볼만한 동화책이나 팝업북도 있다 보니, 부모님이 바쁘실 땐 아이들끼리만 놀러 와 책을 보기도 하죠.

두 마스터의 딸들도 엄마의 품이 그리워 책방에서 함께 하루를 보내게 되면, 저희가 꿈꿨던 책방의 무드와는 전혀 달라지는 풍경이 되지요. 끄응.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소심한 책방계산하는 엄마와 두 마스터의 딸내미들 ⓒ소심한 책방밤의 소심한 책방 ⓒ소심한 책방

새 책이 도착하는 날엔 진열을 해두고도 설레는 마음이 진정이 안 되어, 서가를 몇 바퀴씩 돌아보며 책등을 쓸어보는 게 마스터가 누리는 호사라고 생각해요.

진열을 미처 못 하고 퇴근하거나, 보고 싶은 책이 아른거리면 아이를 재우고 나서, 한밤에 책방에 나오곤 하는데, 바람에 갈대가 샤르륵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뽀얀 달빛의 길을 따라서 골목 끝에서 마주하는 책방은 늘 위로가 되곤 해요.

일 년에 몇 번쯤은
꽤 근사한 공연장으로
변신하기도 해요

때때로 공연. 소심한 책방은 이렇게나 작고 남루한 공간이지만 일 년에 몇 번쯤은 꽤 근사한 공연장으로 변신하기도 해요. 모두가 둘러앉는 다면 스무 명 남짓.

작은 공간 덕분에 낯선 서로가 금새 다정해지지요.

작은 공간 덕분에 낯선 서로가 다정해 지는 중 ⓒ소심한 책방

공연자와 관객의 거리도 그만큼 가까워 노랫소리에 숨겨진 그리운 사연도, 책 한 구절을 향한 눈빛과 침묵으로 이어지는 순간들까지 모두 당신만의 것이 되어 소심한 책방은 금세 감성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책방의 운영자로서 그런 순간들을 지켜보는 일은 참 흐뭇해요.
모두가 한 곳을 향해 마음을 다 내어놓고 있어요. 모든 감각을 열고, 지금 이 순간 불리는 노래를, 읊어주는 책의 한 구절을 오롯이 흡수하는 모습이 다 보이거든요. 그 순간 우리는 무방비 상태이지만 두렵지 않죠. 그래서인지 때때로, 공연을 보면서 눈물을 보이는 분들도 있어요.

그 모습을 보면 저희도 괜히 또 눈물 나고.

관객과 무척 가까운 거리였는데도 굴하지 않았던 시와님 ⓒ소심한 책방

사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게 꽤 험난합니다.
소심한 책방의 서가는 예전에 방으로 쓰던 공간이 서재로 바뀐 것이라, 두 개의 면에 미닫이문이 있어요. 공연을 위해서는 그 무거운 미닫이문을 떼어 작업실로 옮겨놓아야 하는데, 그 무게가 대단해서 여자인 저희 둘이 그 문을 떼고 나면, 일단 고기 생각이 납니다. 처음 이 미닫이문을 옮겼던 날은 몸살, 근육통에 죽을 것 같더니 이 일도 요령이 생기니 쉬워지더군요.

절대 저희 체력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무거운 미닫이 문짝을 떼기 전 심란한 마스터 ⓒ소심한 책방

공연이 있는 날은 특별히 다과도 차려놓습니다.
겨울철에는 와인과 과일을 맛나게 끓인 뱅쇼를 냄비째 따끈한 난로 위에서 직접 서빙을 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소심한 책방을 애정 하는 분의 선물로 근사한 쿠키들과 케이크들을 맛보는 날도 생기지요. 아- 언젠가는 서가 바닥에 모두가 드러누워 막걸리에 홍어 무침이나, 파전 같은 걸 먹으며 특별한 이벤트를 하고 싶단 마음도 있는데.

오실 분 있으실까요?

여름에는 하루 전날 차갑게 식혀 둔 뱅쇼 ⓒ소심한 책방소심한 책방을 애정 하는 분이 만들어다 주신 쿠키들로 호사 ⓒ소심한 책방난로 위에서 냄비째 뜨끈히 데워지고 있는 뱅쇼 ⓒ소심한 책방

때때로 소심한 책방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은 상상으로부터 시작되기도 합니다.
어느 날 우연히 선물 받은 CD 한 장이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요. "아- 참 좋다. 좋다"하고 혼잣말을 반복하다가 그 노래들을 자연스럽게 외우게 되고, 책장의 먼지를 닦다 문득 '이 노래가 이 작고 남루한 책방에서 진짜로 불린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을 하게 되지요.

그리고 며칠을 썼다 지웠다 하며, 편지 한 통을 완성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가난하지만, 당신의 노래를 사랑함에 간절합니다.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대가 없는 간절함이
통할까요?

네. 통해요. 답장이 왔거든요.
"저는 목소리와 기타만 가지고 노래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간절한 편지에 답장을 보내준 권나무님의 리허설 장면 ⓒ소심한 책방

이렇게 따뜻한 공연 이후 집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모두 조금쯤은 달라진 자신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제주의 바람과, 머리 위로 훌쩍 커져 있는 달, 저 멀리 어스름이 보이는 오름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는 분들께 조용히 안녕을 바라고, 책방을 정리하죠. 책방의 책들도 오늘의 노래와 모여주신 분들의 마음들 덕분에 또 다른 책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이거 기분 탓 인 거죠?

공연 때 마다 책방 돌담 뒤에 켜두는 촛불들 ⓒ소심한 책방

소심한 책방의
손글씨

소심한 책방 여기저기에는 추천도서 코멘트 라든가, 책이나 상품의 정보를 고운 손글씨로 적어둔 종이들이 꽤 있어요.

종달리 작은 골목, 이웃집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소심한책방 ⓒ소심한 책방

사실, 책의 정보를 써서 붙여두기로 한 것은 안타까움에서 시작된 것이었답니다.

소심한 책방에 함께 하는 책 중에는 근사한 책들이 참 많은데, 겉표지만 보고 한 페이지도 넘겨지지 않는 다거나 눈에 띄지 못하는 억울함을 당하는 책을 구해내기 위해 생각한 것이지요.

사실 네모 반듯한 종이 위에 굵은 테두리를 쫙 두르고, 반듯한 글자체로 명료하게 소개를 하고 싶었지만, 저희가 컴퓨터를 잘 몰라요. 게다가 처음엔 책방에 컴퓨터도, 프린터기도 없었거든요.

궁여지책으로 시작된 손글씨 소개들이 지금은 나름의 소심한 책방 분위기가 된 것 같아(응?) 손글씨를 쓴 마스터 J의 어깨가 으쓱합니다. 실제로 손글씨가 써 붙여진 도서의 판매량이 다른 도서들에 비해 높은 편이라는 건 안 비밀!

ⓒ소심한 책방

요즘에는 멋진 문구들을 필사하는 것으로 힐링을 권하는 책들도 많이 나왔던데, 실제로 저희 역시 애정 하는 도서의 소개 멘트들을 종이 위에 적다 보면 마음이 고요해지는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마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참 쉬워진 요즘이지만 시간을 들여, 또 손끝의 힘을 들여 직접 종이 위에 전달되는 메시지를 따라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무게가 다르잖아요.

오늘 밤, A4용지 위에 마음과 힘을 다해 연애편지 한 장 어떠세요?
대필이 필요하신가요? 연락주세요. 으흥

선인장 꽃과 소심한 책방 ⓒ소심한 책방

숨어 있기 좋은 방
전망 좋은 방
자기만의 방

저희는 소심한 책방이 '숨어 있기 좋은 방, 전망 좋은 방, 자기만의 방'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시골 어느 한적한 골목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작은 책방이 결국 자신만의 아지트가 되어 지쳤던 마음이 위로가 되고, 쉬이 채워지지 않았던 감성을 풍성하게 채워 돌아갈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죠. 이 공간에는 여느 대형서점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책들도 있지만, 작은 동네 책방만의 따뜻함과 세련되지 않아 오히려 내 마음을 내어놓기 편한 특별한 기운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소심한 책방은 맨 처음, 아주 차가운 시멘트 바닥과 벽으로부터 시작되었지요. 하지만, 그 차가운 시멘트 바닥과 벽은 소심한 책방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의 손길로 조금씩 따뜻해졌습니다. 페인트칠을 도와주신 여행자분들, 책방엔 이런 것도 필요하다며 뚝딱뚝딱 테이블을 만들어 주신 동네 목사님, 지금 막 부친 부침개를 나눠 준 앞집 삼촌과 책방 의자에 앉아 긴 편지를 남기고 가주신 손님..

작고 작은 동네의 책방이기에 가능한 마음의 나눔이라고 생각해요.

우도의 유채밭, 소심한책방은 우도 선착장과도 가까워요 ⓒ소심한 책방 종달리 마을의 검은 돌담과 초록 당근 밭 ⓒ소심한 책방

이런 공간이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고, 언제고 다시 찾아오실 분들께 여전한 모습으로 곁에 있고 싶어요.
소심한 책방으로 와주세요.

계절에 맞는
향기로운 차 한잔
내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제주의 동쪽 끝 종달리에서

소심한 책방 장인애, 현미라 드림
2015. 12. 23

소심한 책방 Sosim Bookshop @sosimbook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동길 29-6 (종달리)
운영시간 Mon-Thu 10:00 ~ 18:00, Fri-Sun13:00 ~ 19:00
소개 동쪽 끝 마을, 종달리의 작고작은 동네책방

땡스북스와 퍼니플랜이 함께 동네서점 앱과 책자 제작을 위해 진행한 카카오 스토리펀딩 ‘어서오세요, 오늘의 동네서점’에 연재했던 글의 아카이브입니다. 2015년 12월 1일부터 2016년 1월 6일까지, 약 4주간

ⓒ 전국의 가볼 만한 동네서점 검색하고 방문해보세요. 동네서점지도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만들어갑니다. 동네서점지도 www.bookshopmap.com

서울의 동네서점 여행코스 7, 〈여행자의 동네서점〉 개정증보판
지난 해 9월, 초판을 발간한 후 1년이 지났습니다. 신촌 1개의 새 코스를 추가하고, 서울의 동네서점 여행 코스 7개를 만들었어요. 이번 주말에는 책방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4화. 혼저옵서예 제주 동쪽 끝 소심한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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