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가다.
응암동 이마트에서 우체국 방향으로 골목으로 꺽어 들어가면 ‘다봉’이라는 횟집이 보인다. 그 바로 옆 건물 지하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 위치해 있다.
횟집 간판이 유난히 커서인지 ‘이상한 나라의 헌책’이라는 이 가게의 표지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 책방이 생긴지가 3년이 됬나는데 난 이 앞을 지나면서도 한 번도 책방이 있다는 걸 눈치재지 못했다. 1미터 앞으로 다가가서야 이게 간판이구나 할 정도다. 작은 판넬로 된 입간판이라도 앞에 세워두면 좋을 것 같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지하 쪽 계단 앞에 몇 개의 장치 혹은 장식들이 보인다. 아, “뭔가 있긴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저절로 생긴다. 그래도 아직 가게안이 보이지 않아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인지 불안불안.
지하에 들어서니 책방 가게의 문이 보이고 창문으로 책이 빼곡한 책장들이 보인다. 이제서야 “여기가 맞군” 하는 생각이 들어 안도.
가게 입구 오른편에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라는 삐뚤빼뚤하게 쓰여진 명패 역할의 골판지가 붙어 있다. 어떻게 보면 허섭하고 어떻게 보면 또 운치가 있다. 가게 안 쪽은 사진을 찍지는 못했는데 요 명패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안 쪽으로 들어가니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애들이 몇몇이 모여서 테이블 게임을 하고 있다. 생각보다 책이 많지는 않았는데, 헌책방이라서 보물 찾기하는 재미는 있을 듯 하다. 인터넷 뉴스에서 보았던 친근한 아저씨 한 분=사장님이 자판을 두드리면서 무언가를 하고 계셨는데 인사만 하고 많은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 인터넷 연결이 되어서 잠시 아이폰을 가지고 트위터를 확인하고, 인스턴트 커피(500원)를 직접 타 마시고 나왔다. 나오는 길에 사장님의 친절한 마디 “명함 하나 가지고 가세요” “이미 챙겼어요.” 대답하고는 첫 방문을 마쳤다.
이 동네에서 산지 6년이나 되었는데 홍대, 상수동에서나 볼 법한 이런 곳이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신기하다. 우리 집에서는 정말 100m 남짓 거리인데. 청소년들과 주민들의 작은 쉼터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런 곳이 이 동네에 있다는 것이 아이들과 주민들에게는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