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미추홀구 책지도ㅣ책은 상품이 아닌 문화다, 대명서림

03 미추홀구 책지도ㅣ책은 상품이 아닌 문화다, 대명서림
<인천책지도>가 책을 찾아 길을 떠나는 여행자들의 친밀하고 든든한 동행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더욱 특별하니까요. #인천책지도
<인천책지도>는 인천광역시가 인천의 지역 서점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인천에서 나고 자라 25년간 같은 자리에서 서점을 운영했다는 대명서림 사장님의 입에서는 서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술술 나옵니다. 그러다 어느 손님이 들어와 책을 추천해달라거나 재고를 물으면, 그 또한 검색해보는 일 한번 없이 앉은 자리에서 대답합니다. 생업으로 서점을 시작했던 사장님은 그렇게 사명감 있는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책은 상품이 아닌 문화다
책방을 왜 하냐고요? 그저 하나의 직업으로 선택한 것뿐입니다. 낭만 없는 대답일 수도 있겠지만 서점이 ‘최전방에서 문화를 공급하는 실핏줄’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1993년부터 서점을 운영했습니다. 인천에서는 최고참 서점에 속합니다. 1990년대나 2000년대까지만 해도 서점을 운영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저녁만 되면 아들, 딸의 손을 잡고 책을 고르러 온 아버지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책방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렵다 보니 책을 가까이하는 이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것도 운영이 어려워지는 이유입니다. 동네서점은 참고서 판매 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중서도 들여놓고 있지만, 고등학교 때까지 책을 읽던 학생들이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책방에 발길을 끊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책방에서 파는 것은 상품이 아닌 문화입니다. 좋은 책이 많이 출간되고, 그 문화를 소비하는 이가 많았던 때를 잊지 못합니다. 이 핏줄을 타고 다시 문화를 흐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영원한 단골은 없다
도서정가제*는 ‘책값의 과열 인하 경쟁에 따른 학술·문예 분야의 고급 서적 출간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점들이 출판사가 정한 도서의 가격대로 팔도록 정부가 강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2003년부터 문화 상품 보호를 위해 출판사가 정한 도서의 가격보다 싸게 팔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 그리고 2014년부터는 모든 도서를 종류와 관계없이 정가의 10%까지만 할인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그러나 이 제도를 통해서 동네서점이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출판사가 정한 가격대로 판매를 하게끔 되어있다고는 해도, 정가의 10% 정도는 할인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 정가제가 아닌 사실상 할인 정가제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작은 서점들의 이익분에서 할인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수익이 자꾸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손님들이 더 저렴한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을 붙잡기도 어렵습니다. 영원한 단골은 없으니, 손님에게 섭섭한 마음을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마음을 편히 먹고 상황을 받아들이는 일
섭섭함을 표현하고 가만히 있는 대신 서점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인천 지역 서점들이 모여 서점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인천 지역의 관공서나 도서관은 대부분 입찰을 통해 책을 삽니다. 지역 서점들은 조합의 이름으로 입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 구립도서관이 협동조합 지역 서점에서 도서를 우선 구매하도록 MOU를 맺기도 합니다. 혼자였다면 할 수 없는 일들이 조합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다시 예전의 명성대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도 25년 정도 한 자리를 지키면서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마음을 편히 먹게 된다는 점
입니다. 하는 데까지는 해보기로요. 그래도 오랜 시간 함께 동고동락한 출판사나 유통사의 친구들과 서로의 힘든 일을 털어 내며 웃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신뢰가 쌓였습니다. 자그마치 25년이라는 시간의 신뢰입니다. 오늘도 저는 꼭 그 시간에 그 자리에서 기다립니다. 책을, 사람을, 추억을, 그리고 문화를.
미추홀구 책지도
2018년 9월, 인천 동네서점과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에서 인천책지도를 무료로 만나보세요.
아래 웹사이트에서 '인천책지도'를 검색하시면 온라인으로도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imap.incheon.go.kr
www.bookshopmap.com
2018 인천책지도 가이드북&포스터
Incheon Book Map ⓒ 2018 Incheon
인천책지도 포스터와 가이드북은 인천의 동네서점과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지도와 색인을 수록했습니다. 인천광역시가 창작한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