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미디어다.
– 미디어로서의 인터넷에서 브로드밴드 멀티미디어의 역할
98년도에 내가 인터넷방송이라고 불리었던 브로드밴드 미디어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나는 ‘대안 매체’로서의 인터넷의 사용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내 입으로 말을 해왔다. ‘대안 매체’로서의 인터넷의 역할을 입술에 침이 마르게 말을 해왔고, 인터넷으로 대학 수업을 대체하였을 때에도 수업속에서 ‘대안매체’로서의 인터넷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서 페이퍼를 쓰곤 했다.
그러면서도 과연, 인터넷이 ‘대안매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항상 의문을 가져왔다. ‘인터넷방송’이라고 불렸던 멀티미디어 서비스업체들은 그것에 주목했고, ‘동영상’과 ‘음원서비스’등을 TV와 라디오와 같은 형태로 보고 그것이 언젠가 득세를 하여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나 그것에 대해 익숙하지 않았다고 나는 지금 생각한다.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서비스가 일반 공중파의 TV나 라디오처럼 그냥 뿌려지기만 하면 사용자가 찾아올것이라고 믿었고, 사용자들은 그런 서비스를 아무런 생각없이 바라보다가 싫증을 느꼈다. 어쨋든 그것은 지금까지 사용자들이 아무런 부담감이나 거리감없이 받아들이게 했으리라. 많은 브로드밴드 서비스들이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초라하게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져갔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통령선거를 기점으로 해서 대안 매체로서의 ‘인터넷’을 인정하게 되었다. ‘아, 이제 인터넷이 미디어로서 자리잡아 가기 시작하는 구나’ 하는 가시적인 증명을 내 두 눈으로 보고 있었다. 인터넷은 미디어이며, 이로부터 우리들은 정보를 얻고, 즐거움을 얻고, 토론을 하고, 자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런 것이 쌍방향 미디어가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데에는 아시다시피 ‘노사모’와 ‘네티즌’을 주로 이루고 있는 2-30대의 역할이 컸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국민개혁당’의 ‘유시민’대표는 수차례의 토론에서 인터넷이 미디어로서 자리잡았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하면서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여론을 바탕으로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자를 탄생시켰다고 말한다.
어쨋거나, 내가 그렇게 생각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대세는 막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은 앞다투어 자신을 미디어로서의 모양새를 갖추고, 먼저 미디어로서 자리를 잡아가기 위해 주춧돌을 놓고 있다. 공공 기관도 물론이거니와 채널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주장하던 ‘다음’과 ‘네이버’와 같은 포탈 서비스 업체들도 채널로서의 역할에 머무리지 않고, 자신만의 미디어 서비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미디어로서 인식하고, 물론 그러한 흐름이 즉흥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번 대통령선거가 시발점이나 도화선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해서 많은 변화가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반드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사용하여야 하는 것만이 미디어로서의 역할은 아닐 것이며, 이미 인터넷이 개발되면서부터 인터넷의 미디어화는 벌써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있는 브로드밴드 멀티미디어 분야는 이러한 미디어로서의 인터넷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서서히 그 당위성을 인정받게 될 것으로 확신하는 것이다.
앞으로 브로드밴드 멀티미디어 시장은 점점 더 확대될 것이며, 앞으로의 서비스는 멀티미디어 아니면 앙꼬없는 찐방, 붕어없는 붕어빵(?) 신세가 될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