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 동네책방 에디션 5년…‘감성 저격’ 넘어 소통을 꿈꾸다
2017년 한 대형 출판사에서 ‘동네서점 에디션’을 선보이며 반향을 일으킨 지 5년. 종수도 크게 늘고, 지금은 ‘○○책방 에디션’처럼 특정 서점만을 위한 한정판이 따로 나올 정도다. 동네책방 에디션이 만들어낸 가능성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와 한계를 함께 짚어본다.
문학동네, 창비, 문학과지성사 등 문학 출판사를 중심으로 동네책방 에디션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문학동네는 5000부 한정판매로 선보인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로 화제를 일으켰고,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인칭 단수’,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 등 문학 시장 주 소비층인 20∼40대 여성들에게 소구하는 작품을 동네서점 에디션으로 선보였다.
전국 서점을 독자의 취향에 맞춰 검색해주는 사이트 ‘동네서점’의 남창우 대표는 동네서점 에디션을 책방과 출판사, 독자 사이의 연대와 소통이라고 했다. 남 대표는 “소통은 작은 책방이 생존하기 위한 핵심인데, 단골 독자를 위한 한정판 출시나 북토크, 북클럽 운영은 모두 ‘소통’으로 연결되며, 이를 잘하는 곳이 결국 책도 잘 파는 곳이 된다”고 전했다. 670여 개의 지역 책방이 등록된 ‘동네서점’은 자체 개발한 ‘소통지수’로 책방을 추천해 준다.
동네서점 에디션이 독자와의 소통지수를 높이고, 오프라인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동네서점 에디션이 과도하게 출간돼 피로감과 부담이 늘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대형 출판사의 ‘동네서점 에디션’이 당장 매출 상승 효과를 주기에 선호하는 책방도 있지만, 작은 책방의 정체성과 취향을 지키기 위해 이를 판매하지 않는 곳 역시 있다. 판매하는 출판사도 수익과 신념 사이에서 어느 정도 딜레마를 안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 남 대표는 “일종의 ‘표지갈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있지만, 서점 매출 증가와 상생의 기반이 돼 왔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며 “이제 동네서점 에디션을 넘는 다른 방식의 협업과 협력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