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예술가를 위한 홍대 앞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

 신진 예술가를 위한 홍대 앞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

신진 예술가를 위한 홍대 앞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

안녕하세요, 책방 공상온도의 함현희입니다.

“여기는 뭐 하는 곳이에요?”
우리 책방을 찾는 손님 중에 간혹 이렇게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서점인 줄 알고 왔는데 공연하고 있고, 전시 보러 왔는데 여러 사람이 커피를 마시고 있고, 잠시 쉬러 왔는데 입구에 책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끔은 저희도 쉽게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이곳은 동네 책방, 공연장, 카페, 갤러리, 아트마켓, 펍 등 어떻게 불러도 맞는 공간입니다. 한 공간에서 많은 것을 다루다 보니 받은 질문인데,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공상온도를 왜 만들게 되었는지부터 이야기해야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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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온도 입구의 간판 ©공상온도공상온도 내부는 책방 공간과 전시, 공연과 펍을 겸한 공간으로 나뉘어있다. ©공상온도




저는 독립출판 잡지 월간 아트무가지 <NOB>을 제작하는 일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저는 작가로서 전시를 기획하기도 하고, 싱어송라이터인 여자친구와 함께 공연을 기획하기도 했던 5년 전 처음 독립출판물을 직접 제작하고 배포하면서 자연스럽게 독립출판물에 대한 애정을 키워갔습니다.

<NOB>은 제가 직접 참여해 만드는 독립출판물로 매달 자유롭게 새로운 작업물을 싣는 작은 잡지입니다. 현재까지 5년 넘게 지속해서 발매하고 있으며, 이번에 새롭게 'Platform in NOB'이라는 개념으로 여러 예술문화 콘텐츠를 NOB과 함께 홍보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해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구독하기

공상온도 내부에서 여러명의 아티스트가 함께 공연하고 있다. ©공상온도공상온도 내부 벽과 천장에 작품이 전시중이다. ©공상온도

신진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공연하려면 공간 대여를 위해 부담되는 대관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공간들이 비싼 임대료 때문에 오래 버티지 못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이 대중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공간을 찾는 신진 아티스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대안공간을 꿈꿨습니다.

또한, 소규모 대안공간이 오래 버티기 위해선 상업적인 활동 역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처음 시작할 때부터 카페와 펍을 함께 운영하게 되었죠. 사실은 공간 지속을 위해 카페와 펍을 병행했지만, 이 부분은 나중에 공상온도에 들어온 작품들에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일부러 서점 찾는 일은 드물어도, 카페 이용을 위해 오신 손님들이 자연스레 책에 관심을 두기도 합니다.

여러 문화가 작은 한 공간에 들어와 다소 정체성이 불확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음악이 좋아 공연을 보러 다니던 사람이 이곳에서 우연히 전시를 관람하기도 하고, 지인의 전시를 보러 왔다가 독립출판물이란 것을 처음 접하기도 하는 곳이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입니다.

공상온도 내부 책방 공간의 책장에 책과 굿즈가 놓여있다. ©공상온도


이에 걸맞게 카페로서 이곳을 이용하는 손님들도 예술가들이 대부분인 곳이고, 덕분에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이 새로 사귀게 되어 새로운 인맥이 되기도 하는 곳이에요.

물론 이런 좋은 장점이 있는 공간이지만, 또 나름대로 단점도 있습니다. 실질적인 공간은 동네 책방치고는 꽤 큰 편이지만, 하나의 공간을 여러 용도로 나누어 사용하다 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탄생하는 독립출판물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서점 구역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작품 전시를 해야 하니 벽을 다 가려버리는 책장을 설치할 수도 없고, 공연이 있을 때마다 무거운 책장을 옮길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서점 배치를 바꾸어서 조금 더 효율적으로 공간을 사용하기로 구상하고, 계획을 짜면서 최근 몇 달을 보냈습니다.

저와 매니저는 밤을 새워서 배치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실행에 옮기기로 한 날 자정, 고된 밤을 준비하기 위해 커피를 한 잔 내려 나눠 마셨습니다. 원할 때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건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점 중 큰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나름 꽤 오랫동안 시뮬레이션해보며 배치를 구상했는데, 막상 옮기다 보니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밤을 새워버리고 말았죠.

공상온도 내부 책방 공간의 테이블 위에 책이 놓여있다. ©공상온도

이 날의 밤샘 작업 덕분에 이제 여유 공간 걱정없이 손님들에게 전보다 많은 책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되었네요. 그리고, 저녁에 조도를 조금 낮추면 아늑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 보내기도 좋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공상온도는 신진 예술가가 대중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누구나 편하게 책을 읽고 작업도 할 수 있어요. 오늘 밤, 공상온도로 놀러 오실래요?


홍대 앞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에서
책방지기 함현희 드림

공상온도 (Gongsangondo)
복합문화공간<공상온도>는, 카페를 기반으로 전시와 공연, 그리고 아트마켓으로 이루어져, 독립출판물과 핸드메이드등의 예술상품을 판매합니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23길 4 (동교동, 지하1층) | Everyday 11:00-23:00 | 02-336-0247 | 인문활동 전시, 공연, 영화감상모임 | 와이파이 제공 | 좌석 수 5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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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동네서점

퍼니플랜 외 15곳의 동네서점 운영자와 함께 씀 | 로컬앤드+퍼니플랜 펴냄 | 128 x 174mm 총천연색 | 값 10,000원 | 2019년 11월 11일 발행 예정으로, 발행 시 최종 표지 그림과 자세한 정보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오늘의 동네서점은 안녕할까요?
#오늘의동네서점2
이 책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약 30개월간 1년 이상 이웃과 소통하며 운영해 온 동네서점을 대상으로 기고받아 이메일 뉴스레터로 발행한 글을 묶어 만들었습니다. 또한 총 약 4년간 이용자 제보를 받아 수집한 동네서점지도 인덱스의 독립서점을 20개의 취향 태그로 분류해 수록했습니다. 이 책의 판매 수익금은 동네서점지도 운영에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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