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는다는 것- 속초 문우당서림

 서가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는다는 것- 속초 문우당서림

서가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는다는 것
- 속초 문우당서림


익숙한 발걸음으로 들렀다가 새로움을 찾아가는, 그 신선하고 경쾌한 경험을 제안하고 제공하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담아, 문우당서림스러운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예상치 못한 '보물'을 찾아가듯이 말입니다.

문우당서림이 생각하는 서가의 의미

'서가'라는 존재는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그 형태나 위치, 색감에 따라 같은 책이 꽂혀도 제각기 다른 빛과 모습으로 독자를 기다리게 됩니다. 36년 전,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현재의 위치로 확장 이전하게 된 그 시점을 기준으로 16살이 된 문우당서림의 서가는 언뜻 보기에 그다지 특별하거나 특이한 점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잠시 그곳에 담겨 있는 책을 지운 채 오로지 서가만을 바라본다면, 그래서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색감과 구조, 위치, 형태를 발견한다면 이 서가의 지난 시간이 궁금해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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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공간

84년도에 첫 문을 연 후, 현재까지 하루도 쉼 없이 서점의 문을 열었습니다. 인구가 9만이 채 되지 않는, 작다면 작은 도시 '속초'에 자리한 서점을 채운 것은 책이 아닌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라던 아버지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화 거점으로 여겨지는 서울에 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자연스레 지역 내에 다양한 가치를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아버지는 이러한 도시에 서점을 세우시면서, 단순히 서점을 넘어 굳이 그 형태나 목적을 지칭하지 않아도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어떠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셨던 것 같습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저의 집은 서점이었고, 그 서점을 찾는 사람들은 참 다양했습니다. 또래의 아이부터, 각을 잡아 눌러 쓴 중절모 사이로 흰머리가 비치는 노년의 할아버지, 말끔히 다려 입은 군복을 입고 휴가 나온 군인들까지. 서점을 찾는 사람들은 참으로 각양 각색해 그 범주를 한정 지을 수 없었습니다. 문우당서림은 그들에게, 책을 사고파는 공간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오랜 시간 속초에 살며 사랑방 드나들 듯이 문우당서림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어떤 의미일까요? 올해, 숨 고르기 하듯이 서림을 다듬는 과정을 진행하며 저희가 아닌 다른 이들의 마음을 생각해봅니다.

서가의 시점

아마도 저마다 다른 경험과 기억들로 채워져 있을 이 공간에, 서가는 가장 우직하고 정직하게 자리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최근 평소보다 조금 더 늦게까지 서림의 문을 열어두는 '심야책방'이라는 기획을 진행하게 되면서, '평소와 같지만, 평소와 다른' 인상이 우리의 리뉴얼과정이나 서가의 모습과 참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신이 평소에 봐왔고 익숙하게 손길을 건네던 그 서가를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다면, 미처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인상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보물을 찾는다는 것

그런 때가 있습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지나가다, 우연히 낯선 제목에 끌려 집어 든 책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때. 저에게는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 그러했지요.

익숙한 서가에서 평소에 접하기 어려웠던 책을 찾는다면,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또 다른 활력과 신선함을 느끼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이러한 생각을 담아 '서가에서 보물찾기'라는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보물찾기답게 준비한 일종의 '보물지도'에는 서가의 구조와 보물 쪽지들의 근접 위치, 그리고 쪽지가 숨겨진 책에 대한 힌트를 적었습니다. 한여름 밤, 익숙한 서점의 사람들과 공간을 처음 방문한 여행자 손님이 뒤엉켜 함께 서가를 열정적으로, 유심히 바라보는 풍경은 서점의 단골손님과 첫 방문자, 모두에게 신선하고 재미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책 속에 숨겨진 쪽지를 찾을 때의 기쁨뿐만 아니라, 서가를 유심히 바라보고 '여기에 이런 책이 있었네!', '서점에 이런 공간도 있었구나!'라는 인상은 분명 유쾌한 경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다음의 보물

사실 서점이라는 공간의 역할은 한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마다의 철학과 신념으로 공간은 다듬어지기 마련이고, 우리의 공간은 가장 우리답게 만들어갈 때 매력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지난 보물찾기의 기억처럼 익숙한 발걸음으로 들렀다가 새로움을 찾아가는, 그 신선하고 경쾌한 경험을 제안하고 제공하고 싶습니다. 이런 마음을 담아, 문우당서림다운 이야기들을 전할 것입니다. 예상치 못했던 '보물'을 찾아가듯이 말이에요.

문우당서림
강원도 속초시 중앙로 45
033-635-8055
매일 9:00 ~ 22:00 (연중무휴)
https://moonwoodang.com
https://www.instagram.com/moonwoodang_bookshop

다시 떠나볼까, 〈여행자의 동네서점〉
지난 해 9월, 초판을 발간한 후 1년이 지났습니다. 신촌 1개의 새 코스를 추가하고, 서울의 동네서점 여행 코스 7개를 만들었어요. 이번 주말에는 책방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서가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는다는 것- 속초 문우당서림
 서가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는다는 것- 속초 문우당서림
 서가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는다는 것- 속초 문우당서림
 서가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는다는 것- 속초 문우당서림
 서가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는다는 것- 속초 문우당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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