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독서 생태계의 4가지 놀라운 이면🎭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는 전라남도의 독서 생태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jni.re.kr

전남 독서 생태계의 4가지 놀라운 이면🎭
JNI 인포그래픽 제20호 '전라남도 북적북적'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는 전라남도의 독서 생태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전라남도의 공공도서관 이용자 수는 15.4%나 증가했지만, 무려 도내 7개의 지역에 서점이 단 1곳뿐인 '소멸 위험 지역'이라고 해요.

[JNI 인포그래픽 제20호] '전라남도 북적북적'에서 알아보세요. @jni.re.kr

책 읽는 사람은 느는데,
동네 서점은 왜 사라질까?🚨

전남 독서 생태계의 4가지 놀라운 이면

모두가 책을 안 읽는다는 생각, 혹시 착각일까?

'요즘 사람들은 책을 잘 안 읽어'라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거나 해보신 적 있을 겁니다. 스마트폰과 영상 콘텐츠에 익숙해진 시대에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여기, 우리의 통념을 뒤집는 흥미로운 데이터가 있습니다.

전라남도의 이야기입니다. 2024년 기준, 전남의 공공도서관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무려 15.4%나 증가했고, 도서 대출 권수 역시 7.3%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분명 '책 읽는 전남'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하지만 이 희망적인 숫자 뒤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전남 독서 생태계의 복잡하고 놀라운 이면들이 숨어있습니다. 오늘은 그 네 가지 발견을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

1️⃣ 전남은 의외의 '독서 열풍' 지역이다

전라남도는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독서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2024년 기준 전남의 공공도서관 수는 총 77개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습니다. 인구 100만 명당 공공도서관 수로 환산하면 43개에 달하는데, 이는 강원도에 이어 전국 2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입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전남 도민들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책을 접하기 좋은 물리적 환경 속에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 책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는 기반이 잘 마련되어 있는 셈이죠.

2️⃣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동네 서점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이렇게 훌륭한 독서 인프라를 자랑하는 전남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동네 책 문화를 지켜온 '동네 서점'들은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전남에 서점이 아예 없는 '지역서점 소멸 지역'은 다행히 없지만,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고흥, 곡성, 보성, 신안, 영광, 진도, 함평 등 무려 7개의 지역이 서점이 단 1곳뿐인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동네서점 사이트(bookshopmap.com) 등록 기준으로 파악된 24곳의 서점마저도 목포(7곳), 순천(5곳), 여수(3곳) 등 일부 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 간 문화 접근성의 격차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책을 빌려볼 도서관은 많지만, 내 돈으로 새 책을 사고 문화적 영감을 얻을 서점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3️⃣ 도서관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

"도서관이 많으니 서점이 좀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야기는 더 복잡해집니다. 사람들이 책을 접하는 가장 주된 경로는 압도적으로 '직접 구입'(57.7%)이었습니다. 그 뒤를 '인터넷에서 무료 이용'(11.3%)이 이었고, '도서관 대여'는 10.6%로 3순위였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시사합니다. 도서관보다 인터넷 무료 콘텐츠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지털 시대에도, 과반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소유'하고 싶어 합니다. 이는 독서 활동이 개인의 경제적 능력이나 서점 접근성과 같은 지리적 여건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즉, 공공도서관의 역할만으로는 모든 도민의 다채로운 독서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새로운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주고 직접 소장하는 기쁨을 주는 동네 서점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4️⃣ 서점의 진화,
책 너머의 '문화 플랫폼'으로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은 자라나고 있습니다. 전남의 독립서점들은 더 이상 책만 파는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의 새로운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목포의 '포도책방', 순천의 '더바구니', 여수의 '책방로파이', '책방사진관' 등은 독서 모임은 물론, 커뮤니티 공간, 공연장, 사진관 등 다채로운 기능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며 지역 주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들은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잇고,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전남연구원의 권수빈 부연구위원은 책을 접할 환경을 '기본적인 문화복지'로 정의하며, 현재의 지역 간 격차가 '문화 소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는 이제 정책의 방향이 단순히 도서관을 확충하는 것을 넘어, 지역서점과의 상생을 지원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서점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그의 제언은 의미심장합니다.

지역 독립서점은 단순한 책 판매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 모이고 소통하는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어 자치단체의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다.”

우리 동네 서점의 미래,
무엇을 상상해야 할까?

정리해보면, 전남의 독서 인구는 늘고 있고 독서 인프라도 훌륭하지만, 정작 책을 '구입'하는 핵심 공간인 동네 서점은 일부 지역에 편중되거나 소멸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위기 속에서 서점들은 책 너머의 가치를 파는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남의 독서 생태계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동네 서점을 지키고, 지역의 문화를 함께 가꾸어 나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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