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책방 '갈다'가 플루토 출판사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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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방 '갈다'가
플루토 출판사를 응원합니다.



글·사진 비블리아 최지원

과학책방 갈다 건물 입구 ©비블리아 과학책방 갈다 내부 ©비블리아 과학책방 갈다 내부 ©비블리아 과학책방 '갈다' 이명현 대표 ©비블리아

책방에는 어린이가 볼 수 있는 책부터 페미니즘에 관한 SF 소설까지 다양한 분야의 과학책이 있다.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명현 먼저 ’과학의 문턱을 넘는 책’이라는 기획에 맞춰 국내 저자가 쓴 25권의 책을 골랐다. 또한 독자들이 각자의 취향에 따라, 책을 고를 수 있도록 분야별로 나눠서 책을 진열해놓았다. 아무래도 이곳이 과학 저술가와 독자가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니 국내 저자의 책들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방 개점 초기에는 페미니즘 주제에 맞춰 SF 소설을 읽는 모임을 진행했고, 이은희 작가와 이지유 작가의 강좌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두 작가 모두 성인 도서뿐만 아니라, 청소년 도서와 아동 도서도 쓰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어린이 도서도 함께 진열하게 되었다.

‘블록체인과 문화’를 주제로 살롱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던데
이명현 블록체인이 가진 문화적인 측면에서 조명하고 이야기를 해보자는 기획으로 살롱을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블록체인에 관해 경제적인 관점이나 기술적인 관점 등 일부 관점에 편중해서 보고 있지 않나. 한쪽에서는 블록체인이 실물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블록체인을 이야기한다. 블록체인 철학의 태동이기도 한 사이버 펑크, 해커 문화 등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역사적인 관점과 문화적인 관점에서 블록체인을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 살롱을 기획하게 되었다.

그밖에 새롭게 진행해보고 싶은 프로그램도 있는가
이명현 ‘블록체인과 문화’ 살롱을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게임을 문화사 관점에서 파악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해보고자 한다. 게임을 단지 규제 대상이나 도박으로 보는 게 아닌, 정치, 사회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탐구해볼 예정이다. 올해 연말에는 독자들을 모아 직접 마이티 게임을 해보는 이벤트를 진행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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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현상을 소재로 공학에 관해 이야기하는 『공대생도 잘 모르는 재미있는 공학이야기』, 『공대생이 아니어도 쓸데있는 공학 이야기』는 어떻게 기획했나
박남주 우연히 도서관에서 『공학으로 세상을 말한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책 제목이 굉장히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공학’이라는 학문은 과학을 현실화한 학문이기 때문에 과학 지식을 현실화해서 여러 방향으로 활용한다. 그 책은 그러한 내용 위주로 이야기하고 있었고, 책을 읽다 보니 이런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책을 쓴 한화택 저자에게 연락해 같이 책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출판사의 폐업으로 책을 다시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저자는 책을 다시 한번 내고 싶어 했다. 오래전에 출간된 책이라, 요즘 경향에 맞게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일러스트도 넣어서 『공대생도 잘 모르는 재미있는 공학 이야기』를 만들었다. 마침 저자가 후속 원고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연이어 『공대생이 아니어도 쓸데있는 공학 이야기』를 출간했다. 얼마전 출간한 『시민의 물리학』을 재미있게 보았다.

시민과 물리학의 조합은 언뜻 낮설게 느껴지는데
박남주 지식순환협동조합이라는 대안 대학에서 진행하는 물리 공부 세미나에서 책의 저자인 유상균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물리 공부 세미나를 3, 4년 가까이 해오면서 오랜 시간 저자와 관계를 유지하다가 촛불집회가 있던 해에 ‘시민의 물리학’이라는 콘셉트로 책을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다. ‘시민’에는 보통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촛불을 든 사람,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했다.

과학책방 갈다 추천도서
『코스모스』 칼 세이건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과학책방 갈다 서점 정보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10길 18
운영시간 수-목 13:00-21:00, 금 13:00-21:30, 토-일 13:00-18:00 (월, 화 휴무)

출판사 '플루토' 박남주 대표 ©비블리아



책을 기획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나 기준이 있다면
박남주 단순히 과학 지식만 알려주는 책보다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을 뒤집어 놓는 책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실제로 과학이 그런 역할을 많이 한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진화론에 관해 이야기할 때 ‘진화’를 가장 최선의 길을 가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그 시기에 살고 있던 어느 한 개체가 그 상황에 맞게 진화를 한 것뿐인데, 최선의 방향이나 제일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을 진화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을 뒤집으면서 다른 시각으로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는 책을 좋아하다 보니, 주로 그런 책을 기획하게 되는 것 같다.

과학을 어렵고 낯설게 보는 독자들도 많다. 대중에게 과학에 관한 책을 소개하고 있는 만큼 고민도 많을 것 같은데
박남주 나의 경우, 과학 지식이나 과학적 사고방식이 삶의 어떤 기준이 되어 주기 때문에 과학을 좋아하는 것 같다.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수많은 이야기와 지식이 생활하는 데 있어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어떤 사고의 기준점이 되어주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도 과학을 그런 방식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지만, 아직은 과학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 때문에 단순히 과학 지식을 알려주는 책보다는 과학 지식이나 과학적 사고방식이 삶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과학 에세이 같은 책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명현 과학이라는 분야를 통해 독자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책방을 통해 과학에 관한 책을 소개하는 입장에서 여러 고민을 하게 된다. 특히 책방을 운영하면서 여러 독자층을 수용하는 데 있어 이곳이 적합한 공간인지 고민이 많다. 과학 마니아의 경우, 이곳에 진열된 책을 모두 읽었거나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책방에 진열된 과학책보다 훨씬 더 많은 책을 가지고 있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그런 독자들은 이곳에서 원하는 책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대안 중 하나로 주식회사 갈다의 주주나 과학에 관한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분들에게 본인이 가지고 있는 과학 서적 중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책에 관한 추천 리스트를 받고 있다. 가령 기후 예측을 오래 연구한 사람에게 기후 예측에 관한 좋은 책을 소개해달라고 하면, 과학 마니아라 하더라도 보지 못했을 만한 새로운 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과학에 처음 관심을 가진 독자들의 경우, 책방의 책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진입장벽이 낮고 쉬운 책 위주로 구성해도 여전히 많은 독자가 과학에 대해 거리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독자들을 유인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그런 독자를 위해 수학이나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명 등 분야별로 강좌를 여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독자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데, 꼭 소개해야 하는 책이 국내에 없는 경우가 많다. 중간 단계에 있는 책을 찾기가 힘들다.

중간 단계에 있는 책이라면
이명현 과학의 기초를 다루는 책은 지금까지 꽤 많이 출간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후의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읽을만한 책이 많이 부족하다. 빅뱅 우주론에 관한 책을 예로 들면, 그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선 도플러 효과나 상대성 이론 등을 설명한 책이 필요하다. 이렇게 어떤 이론을 잘 이해하기 위한 징검다리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책이 많이 없다.

박남주 이야기한 대로, 중간 단계에 있는 책들이 많이 없다보니, 중간 단계의 독자층이 없는 지점도 있는 것 같다.

이명현 그래서 과학에 관한 강좌라든지 하는 여러 방법을 생각해보고 있다.

박남주 재작년에 출간한 『아인슈타인의 주사위와 슈뢰딩거의 고양이』 또한 재미있고 쉬운 책인데도 불구하고, 도플러 효과나 파장에 대한 개념이 이해가 안 되면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 책을 만들면서 고민이 되는 지점이 있었다. 대체로 많은 저자는 독자들이 그런 이론이나 과학 지식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쓰는 경우가 많다.

이명현 우리는 그런 지식을 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우긴 하지만, 충분히 배우지 못하지 않나. 어떤 책이나 강좌에서는 그런 지식을 다 안다고 가정하고 진행하기도 하고, 기초적인 개념들을 미처 다루기 어려운 경우도 많이 있다. 그래서 일단 책방에서 강좌를 열어, 그런 것을 자세히 점검해보는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

플루토 출판사 책 정보
『시민의 물리학』 유상균 지음 | 2018년 8월
『예술가의 나이듦에 대하여』 이연식 지음 | 2018년 3월
『아인슈타인의 주사위와 슈뢰딩거의 고양이』 폴 핼펀 지음 | 2016년 12월


앞으로의 계획은
박남주 식물과 미생물 사이의 애증 관계를 다룬 책을 낼 생각이다. 또한 황정아 박사와 함께 우주 기상에 관한 책을, 뒤이어 『공대생도 잘 모르는 재미있는 공학이야기』를 쓴 한화택 저자와 함께 세 번째 책을 낼 예정이다.

이명현 올해 ‘블록체인과 문화’ 살롱을 진행했던 것처럼, 좁고 한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다양한 문제를 과학과 문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해보고자 한다.

과학책방 갈다 내부 ©비블리아 과학책방 갈다 내부 ©비블리아

다시 떠나볼까, 〈여행자의 동네서점〉
지난 해 9월, 초판을 발간한 후 1년이 지났습니다. 신촌 1개의 새 코스를 추가하고, 서울의 동네서점 여행 코스 7개를 만들었어요. 이번 주말에는 책방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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