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코너스툴이'첫눈출판사'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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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 코너스툴이
'첫눈출판사'를 응원합니다

1인 문화 열풍이 뜨겁다. 동네서점과 1인 출판사는 어떤 관계 속에서 꾸려갈까? #동네서점브릿지

1인 문화 열풍이 뜨겁다. 혼자 식사를 하는 일명 ‘혼밥’에 이어 혼자 하는 여행을 즐기는 ‘혼행’,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까지.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이 이상하거나 어색하지 않은 그야말로 1인 시대다. 그러나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여행을 하는 전 과정 중에는 이미 수많은 관계가 존재한다.

관계의 얽기로 차려진 밥상 위에 ‘나’라는 숟가락이 얹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책방을 혼자 지키고, 혼자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혼자 작업을 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갖게 되는 ‘관계’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책방 코너스툴의 김성은 대표와 첫눈 출판사 한진아 에디터를 만나 어떤 관계 속에서 자신의 공간을 꾸려가고 있는지 들어봤다.

글·사진 한미리, 이나연


코너스툴, 이름이 독특한데.
권투 선수가 싸우다가 잠깐 쉬는 사이에 앉아 있는 구석 의자를 뜻해요. 열정적으로 싸우다가 힘들 때 잠깐 쉬어 가는 곳이죠. 사는 곳이 힘들고 지칠 때, 한숨 돌리면서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2017년 3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독립출판물을 만들고 판매해요. 커피와 술, 그리고 모임이 있어 사람들이 모여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책방이에요. 사람들의 요청으로 모임을 늘려서 책방이 쉬는 날에도 모임은 계속됩니다.

코너스툴 김성은 대표

독립출판물이 정말 많다.
책방을 열기 전에도 독립출판물을 좋아했어요. 독립출판물은 따로 큐레이션을 하지 않고 들어오는 대로 모두 받아요. 열심히 만든 책인데 거절당하면 너무 슬프잖아요. 그래서 처음 책방 장소를 물색할 때, 저렴하면서도 넉넉한 공간을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삼았어요. 넓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책을 들여놓고 싶었거든요.

독립출판물, 두 손 벌려 환영합니다! 그리고 들어온 책은 웬만하면 다 읽어 봐요. 일반 서적은 인터넷에 소개나 서평들이 많이 나오는데 독립출판물은 비교적 그런 게 없잖아요. 혹시라도 손님이 책에 대해 물으면 한마디라고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요즘은 모임이 많아 시간이 부족한데 그래도 시간을 쪼개가며 모두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책방에서 독립출판 모임을 진행하기도 했었어요. 여기서 4명 정도가 책을 만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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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스툴에 진열된 독립출판물

첫 독립출판물,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나
책방에서 기획부터 책이 나오기까지의 전 과정을 함께 한 첫 책이 <밤에 놀러오세요>인데요. 완성한 후에 첫 택배가 저에게 왔어요. 신이 나서 박스를 뜯었는데 배송 온 책 전권이 모두 불량인 거에요. 날개가 이만큼 나와 있고 표지도 잘못 인쇄되어 있더라고요. 박스 전체를 엎어서 한 권씩 확인해 봤는데 전부 다 그랬어요. 너무 당황해서 업무 중인 저자분께 계속 전화를 드렸어요. 표지 인쇄를 다시 하느라 발행일이 훨씬 늦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코너스툴의 추억들어떤 책방으로 운영하고 싶나
책방을 운영하던 초기에 이 넓은 공간에 혼자 있으려니 ‘죽은 공간’ 같이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활기가 도는 공간이 좋아요. 그래서 저희 책방 모임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요. 사람 사이를 잇는 매개가 되어 주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남고 싶어요. 모임도 더 활발해져서 이곳에 모인 사람들끼리 편하게 이야기도 주고받고, 심심하면 찾아와서 수다도 떨 수 있는 그런 곳으로요.

인터뷰하면서 새삼 책방을 열고 난 후 저에게도 정말 많은 친구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성별도, 직업도, 학력도, 생각도, 취향도 제각각인 사람들과 만나 정말 깊숙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매일 나누고 있어요. 그래서 구석의 작은 책방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에게 고맙고 사랑하고 건강하자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이곳을 찾는 다른 분들도 오셔서 사진 맘껏 찍고, 중고 책도 있으니 앉아서 책을 편히 읽고, 만지고, 보셨으면 좋겠어요.

코너스툴
경기도 동두천시 동두천로 115 중앙프라자 4층
매주 수~일 12시~22시 월,화 휴무


‘첫눈’. 어떤 출판사인가
‘첫눈 내리는 날의 따뜻함을 담습니다.’ 첫눈 출판사의 카피입니다. 에세이 전문 출판사로 시작해서 그동안 젊은 감각의 책을 내왔어요. 독자들이 한눈에 ‘첫눈’의 책인지 알 만큼 저희만의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었고, 그래서 계속 같은 분이 디자인을 맡고 계세요.

각각의 책은 모두 다른 디자인이지만, 모아서 서가에 꽂으면 하나의 분위기가 있어 시리즈처럼 수집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투자한 만큼 팔린다는 생각에 무리해서라도 용짓값이나 디자인 비용을 많이 들였어요. 덕분에 작은 출판사인데도 종합 순위에 들었고,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코너에도 진열됐었어요.

첫눈출판사 한진아 에디터

어떤 작가들과 함께하는지
‘브런치’를 통해 섭외한 작가들은 모두 브런치북 프로젝트 수상 작가들이에요. 고수리 작가는 금상, 청민 작가는 대상 수상 작가였거든요. 이분들처럼 기존 팬층이 있을 때는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해요. 참여한 분들이 책 디자인이 너무 예쁘다는 반응을 보여서 아주 뿌듯했어요. 젊은 감각을 담고자 했던 게 많은 분에게도 전달된 것 같아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관계’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작업자와의 관계가 좋으면 작업물이 좋게 나온다고 생각해요. 호의적인 관계가 유지되면 아무래도 좀 더 신경 써서 작업해줄 거란 생각을 하죠. 규모가 있는 데서 일할 때는 모르고 당연하게 썼던 표현들도 하나하나 더 조심하게 돼요. 작은 곳일수록 더 관계에 세심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책을 만드는 일의 속성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첫눈출판사를 통해 출판된 에세이

모자 작가의 두 번째 저서 <숨>을 발간했다
자연스럽게 숨을 쉬지만 의식하지는 않는 것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게 중요해요. <숨>을 읽으면서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 잊고 있던 누군가를 떠올려 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에세이만 출판할 예정인가
계속 따뜻한 에세이를 내는 출판사로 남고 싶어요. 첫눈출판사라는 회사명을 기억하기보다 ‘책이 괜찮은데?’하고 보니 출판사가 ‘첫눈’이었으면 좋겠어요. 정체성을 계속 가져가기 위해서 변심해선 안 될 것 같고요. 에세이를 출판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힘겹게 지켜냈기 때문에요,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 같아요.


첫눈출판사 신간도서


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
청민 지음ㅣ첫눈출판사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고수리 지음 ㅣ 첫눈출판사



모자 지음 ㅣ 첫눈출판사


방구석 라디오
모자 지음 ㅣ 첫눈출판사


엄마야, 배낭 단디 매라
키만소리 지음 ㅣ 첫눈출판사

지난 해 9월, 다시 떠나볼까, 〈여행자의 동네서점> 초판을 발간한 후 1년이 지났습니다. 신촌 1개의 새 코스를 추가하고, 서울의 동네서점 여행 코스 7개를 만들었어요. 이번 주말에는 책방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