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책방 사춘기'가 글로연 출판사를 응원합니다.

 동네서점 '책방 사춘기'가 글로연 출판사를 응원합니다.

동네서점 '책방 사춘기'가
글로연 출판사를 응원합니다.

애써 두고 있었던 아이와 어른의 경계를 지우게 된 그 날부터 나는 더 많은 그림책을 만나고 싶어졌다. #동네서점브릿지

몇 년전까지만 해도, 그림책은 아이가 읽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자주 가는 서점에서 눈길이 가는 그림책 표지들을 보아도 망설일 때가 많았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한 그림책을 읽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 나의 책장 한 켠에는 한 권씩 그림책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애써 두고 있었던 아이와 어른의 경계를 지우게 된 그 날부터 나는 더 많은 그림책을 만나고 싶어졌다.

글·사진 최지원

책방 사춘기에서 글로연 출판사를 추천했다
유지현 대표(유지현) 책방을 운영하면서 어린이의 마음과 어른의 마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책을 찾는 데 노력을 하면서도 고민되는 부분이 많다. 글로연 출판사에서 낸 책들은 책방 사춘기에서 추구하는 것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글로연 출판사는 어린이가 공감하면서도 어른의 마음까지 다 포용할 수 있는 출판사라고 생각한다.

올해 8월에는 글로연 출판사에서 출간한 『귀신 안녕』에 관한 북 토크와 함께, 독자들이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하던데
유지현 『귀신 안녕』은 독후활동지라는 부록이 함께 제공되는 책이라, 그 독후활동지를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나만의 그림책을 만들어 본다는 책의 기획이 좋았기 때문이다. 사실 독후활동지가 어린이를 중심으로 활용되는 것이지 않나. 하지만 행사에 참여했던 독자들은 모두 어른들이었다. 독자들과 함께 각자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를 글로 작성하고, 그림책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어린이의 전유물로 느껴졌던 독후활동지를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게 느껴졌다.
오승현 대표(오승현) 『귀신 안녕』이 가지고 있는 독자층의 폭이 넓었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었던 것 같다.
유지현 그렇다. 가끔 성인 독자들이 오셔서 이 책의 이야기에 공감이 많이 된다는 말을 해주시곤 한다. 자녀가 있는 분들이 아이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이야기하면서 아이에게 선물하기 위해 이 책을 구매하시는 경우도 많다.

글로연 출판사 오승현 대표님

『귀신안녕』이 귀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 만큼, 그 이야기에 공감하시는 독자들이 많은 것 같다. 많은 아이들이 두려워하는 대상인 ‘귀신’을 그림책의 소재로 활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오승현 이 책을 쓴 이선미 작가와 자주 만나곤 하는데, 가끔 이선미 작가의 드로잉북을 보게 될 때가 있다. 어느 날 이선미 작가가 귀엽다고 하면서 귀신 그림을 그리더라. 그림을 보면서 귀신이 소재인 책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체로 늘 이렇게 작가의 아이디어를 발견한 후에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책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책을 만들고 있다.

『책 읽어 주는 할머니』, 『아빠 몰래 할머니 몰래』, 『비밀상자』 등 작가가 직접 책을 읽어주는 그림책을 기획했다.
오승현 아들 친구의 엄마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가 우연히 영어 문장을 읽어주는 CD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CD는 아이의 영어 교육을 위한 교육용 CD였는데, 독특한 지점이 있었다. 영어로 된 문장이나 자료들을 작가가 직접 읽어준다는 것이었다. 문장을 읽는 데 능숙하지 않고, 목소리가 거칠다 하더라도 성우가 아닌 작가가 직접 읽어준다고 하더라. 국내에서는 작가가 직접 책을 읽어주는 경우가 많이 없지 않나. 녹음 파일이 있는 책이 있다 하더라도, 성우가 읽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기획해보자 하던 중에 ‘책 읽어주는 엄마’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김인자 작가를 만나게 되었다. 김인자 작가에게 그림책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하고 나서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달 만나 어떤 이야기로 책을 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작가의 딸이 할머니에게 일 년간 책을 읽어 주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때의 이야기를 계기로 『책 읽어 주는 할머니』를 만들게 되었다. 그 책을 시작으로, 김인자 작가와 함께 『아빠 몰래 할머니 몰래』, 『비밀상자』 등 ‘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 시리즈를 만들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읽을 수 있는 『바로 너야』를 소개한다면
오승현 레지나 작가가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면서 음악이 있는 그림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책이 아무래도 사색하기에 좋은 책에 가깝다 보니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화 음악 작업을 주로 하는 작곡가를 섭외해서 책에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달라고 의뢰를 했다.

『바로 너야』의 경우,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 잘 어울리도록 종이 재질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오승현 작가가 책에 들인 노력과 수고를 최대한 구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책을 만드는 사람이 책에 대해 만족할 때 이 책의 가치가 더 빛날 거라는 생각을 한다. 또한 편집자, 출판사의 역할이 작가들의 아이디어를 잘 뒷받침해주고, 그들이 생각과 의도가 책에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너야』 전에도 연주가 녹음된 QR코드Quick Response Code가 실린 그림책 『피아노 소리가 보여요』를 출간하기도 했다
오승현 명수정 작가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을 때 행복하다고 하면서 그 행복을 청각장애인들과도 나누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 이야기를 계기로, 다섯 곡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실은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다. 시각과 촉각으로 음악을 느낄 수 있도록 종이의 표면을 두드러지게 만들어서 책을 제작했다. QR 코드를 통해 음악이 시작되면, 그림책의 장마다 피아노와 많은 새의 그림이 이어 등장한다.
명수정 작가가 인터뷰했던 어떤 청각장애인이 새가 나는 것을 볼 때 음악 같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분의 이야기를 참고해서 새들이 자유롭게 날고 있는 모습, 상자에 불과했던 피아노가 악기가 되는 이야기를 책에 담으려고 했다.

글로연 출판사 대표도서

책방 사춘기 유지현 대표님

책방을 열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유지현 책방을 운영하기 전에 월간 《독서신문》을 만드는 일을 했었다. 그 일을 하면서 어린이 도서나 청소년 도서를 많이 접했는데, 매력적인 장르라고 생각했다. 글 없이 그림만으로도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무한한 이야기가 감춰져 있다고 생각했다. 이 매력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책방을 열게 되었다.

책방의 분위기와 ‘책방 사춘기’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유지현 책방을 시작할 때부터 어린이 문학과 청소년 문학을 다루는 책방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책방의 이름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다. 책방의 성격과 잘 어울릴 단어를 여러 개 떠올리던 중에 ‘사춘기’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라는 게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시기이지 않나. 어린이에게는 사춘기가 곧 다가올 시간이고, 청소년에게는 지금 겪고 있는 시간이다. 또한 어른에게는 지나간 시간이기도 하다. 애초에 어린이·청소년 문학 서점을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독자층을 어린이와 청소년에 한정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누구든지 올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춘기’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다.

책방 내부

독자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그림책이 있다면
유지현 노가미 아키라 작가와 히코 다나카 작가가 쓴 『아이라서 어른이라서』라는 그림책을 소개해주고 싶다. 어른도 자기 안에 아이의 시간이 있다는 이야기와 아이 또한 단번에 어른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책방 사춘기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불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한밤중에 강남귀신』 북 토크, 『오리 가족의 떠들썩한 나들이』에 등장하는 오리 인형을 만드는 워크숍 등 책에 관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러 방식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유지현 『한밤중에 강남귀신』의 경우, 책을 구매하면 본인이 직접 그릴 수 있는 부적을 증정품처럼 주는데, 그 부분을 활용해서 불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이외의 것들도 주목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리고 어떤 북토크를 진행하더라도, 어색하게 앉아만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북 토크가 되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작은 규모의 책방에서 이런 방식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10명 이내의 독자들이 마주 앉아서 편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그림책 낭독회 ‘낭랑한 밤’에 대해 소개한다면
유지현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매력을 느꼈다. 그림책을 좋아하다 보니,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 특별히 낭독을 통해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낭독이 ‘밤’과도 잘 어울리기도 하고, 그림책 낭독회 또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해서 ‘낭랑한 밤’ 낭독회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은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계획을 잘 세워서 재밌게 계속 해보고 싶다.

책방 내부

그밖에 책방에서 새롭게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는지 궁금하다
유지현 최근엔 독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쓰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성인 독자들과 밤에 진행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이 있고, 주말과 평일에 한 번씩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보는 ‘내가 만드는 그림책’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자기가 쓴 글과 그림을 가지고 양장 제본의 책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앞으로도 그런 취지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시도해볼 예정이다. 그림책에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드는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림책은 어린이만 보는 책이라는 시선도 있다. 그림책을 소개하는 일을 하는 만큼, 고민 되는 지점도 있을 것 같다
유지현 책방 사춘기가 ‘어린이 청소년 문학 서점’이라고 소개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독자가 안으로 들어오는 데 부담을 느낀다. 책방 사춘기는 아이나 아이가 있는 부모들만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냐는 말을 실제로 듣기도 했다. 책방 사춘기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그림책 또한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 장벽을 허물려고 여러 노력을 하는 중이다.
오승현 그래서 그림책을 읽는 첫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 한 번의 경험을 제대로 할 수 있게끔 좋은 책을 만드는 것이 출판사가 해야하는 일인 것 같다. 그림책에 대한 선입견을 품고 있던 독자가 어떤 그림책을 보고, 좋은 인상을 받게 된다면, 그림책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독자에게 어떤 방향으로든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방 외부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오승현 개인적으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어린이 도서 편집자로 일컫는 우셜라 노드스트롬(Ursula Nordstrom)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좋은 그림책 편집자가 되고 싶어서 연구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그녀가 작업했던 작품을 한 편씩 연구하고 있다. 석사 논문을 통해서도 우셜라 노드스트롬을 모델로 하여, 그림책 편집자의 역할과 역량에 대해 연구를 했었는데, 연구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어린이를 존중하고, 예술가의 예술적인 능력을 사랑하라는 점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어린이는 어른들이 각자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동심까지 포함하고 있다. 나 또한 항상 그런 생각을 가지고 책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유지현 책방에서 책을 판매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런 욕심보다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잘 남았으면 하는 욕심이 더 크다. 어린이와 어른이라는 경계를 나누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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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나볼까, 〈여행자의 동네서점〉
지난 해 9월, 초판을 발간한 후 1년이 지났습니다. 신촌 1개의 새 코스를 추가하고, 서울의 동네서점 여행 코스 7개를 만들었어요. 이번 주말에는 책방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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