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불금의 심야서점으로 놀러오세요

 3화. 불금의 심야서점으로 놀러오세요

3화. 불금의 심야서점으로 놀러오세요

"아침까지 살아남은 분께 국밥 쏠게요." 강남에서 20년 만에 오픈한 서점입니다. 심야서점에는 가끔 당황스런 일이 벌어집니다. 2015년 논현동에 개점해 2016년 서교동 분점을 열고, 2018년 6월에 폐점했다.




어서오세요, 책이 필요한 순간 콜라보서점 북티크입니다. ©콜라보서점 북티크

어서 오세요,
콜라보서점 북티크의 박종원입니다.

오늘은 핫한 불금이네요. 출근하자마자 저녁에 있을 행사 준비로 서점이 분주합니다. '크리스마스 3주 전 그 밤' 행사와 '심야서점'을 준비해야 하기에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됐어요.

북티크는 작은 서점이지만 책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 됐으면 해요. 만남은 곧 소통으로 이어져야 하고요. 그래서 우리는 독자를 위한 맞춤형 이벤트를 수시로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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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자마자 저녁에 있을 행사 준비로 서점이 분주합니다. ©콜라보서점 북티크서가 정리, 창고 정리 등등 서점이라면 기본이죠. ⓒ콜라보서점 북티크

서가 정리, 창고 정리 등등
서점이라면 기본이죠

그간 밀린 리모델링도 오늘 끝내야 합니다. 작은 공간까지 책을 채워 넣어야 해요. 통로에 매대 설치, 뒷공간 서가 정리, 창고 정리 등등 온종일 옮기고 만들고 치우며 정신없는 오후를 보냈어요.

이제 작은 공간까지 책을 채워 넣는 일이 남았네요. 작지만 알찬 공간, 선별된 좋은 책이 가득한 공간, 그리고 책을 읽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동네서점의 가장 기본적인 일이겠죠?

강남 교보문고 가까이 있어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요. ©콜라보서점 북티크

북티크는 논현역 8번 출구
근처에 있어요

저 멀리 교보문고 보이네요. 교보문고가 가까이 있어 걱정하는 분들이 많지만, 저희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요. 대형서점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 작은 서점에서는 가능하거든요. 처음부터 독자끼리 만나는 공간을 생각했기 때문에 근처에 대형 서점이 있다고 해서 큰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그럼요. 암요. 괜찮아요. 우리는. 하하하하.."

나중에 알게 됐는데요, 강남에서 20년 만에 오픈한 서점이더라고요..

벌써 이벤트를 준비해야 하는 저녁이 됐어요. ©콜라보서점 북티크

벌써 저녁이 됐네요. 오늘은 특별히 책 읽는 싱글 남녀를 위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어요.

"이름하야~ '크리스마스 3주 전 그 밤: 책으로 취향 저격'"

총 40여 명의 남녀 독자분들이 오실 예정이에요. 점장님은 와인과 다과를, 권 매니저는 MC로 나서 진행을 준비하고 있고요. 북티크 팀원들은 기획부터 홍보, 진행까지 만능 엔터테이너 역할을 해요. 적은 인원이지만, 일인다역을 잘 해내 줘서 북티크의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답니다.

이름 하야~ '크리스마스 3주전 그 밤: 책으로 취향저격' 이벤트 ©콜라보서점 북티크

책 읽는 게
부끄러운 일인가요?

책 좋아하는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주변에 책 읽는 친구가 없다고 해요. 오히려 책 읽는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보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티 내지 않고 혼자 읽는다는 분들이 많아요. 생각해 보니 책 읽는 사람끼리 친해질 기회가 별로 없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그들끼리 친해지게 하고, 아직 책과 친하지 않은 분들도 그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책 읽는 게 부끄러운 일인가요?.. ©콜라보서점 북티크


책을 통해 좋은 친구를 만들 수 있어요. 책도, 사람도요. 각종 이벤트 외에도 독서모임을 많이 만드는 이유는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책 읽는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또 책을 잘 안 읽던 분들도 함께 모임을 하다 보면 독서가 훨씬 더 쉬워지기도 하고요.

북티크 심야서점은 금요일 밤 10시에 시작해요. ©콜라보서점 북티크

북티크 심야서점은 보통
금요일 밤 10시 시작해요

오늘은 앞의 행사로 말미암아 11시부터 시작했어요. 제게는 매주 금요일 밤, 심야서점 시간이 가장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책도 읽고 이런저런 생각도 해요. 혼자가 아니라서 쉽게 잠이 오진 않아요.
그러다 보면 어느덧 새벽 2시.

이 시간엔 오신 분들과 함께 북 토크도 진행합니다.

심야서점 처음 하던 날 결국.. ©콜라보서점 북티크

심야서점 처음 하던 날. 1, 2명만 오시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습니다.

"얼레?"

10시가 되기도 전에 한 분, 한 분 오시더니..결국 15분이나 오셨어요! 심야서점 참가인원을 모집할 때 끝까지 남아있을 분들을 위해 모집할 때 내걸었던 공약이 있었는데요.

"아침까지 살아남은 분께 국밥 쏠게요."

그리고 새벽 6시까지 남은 6명. 우리는 함께 서점 근처 '아지매 국밥'으로 심야서점의 피날레를 장식하고 쿨하게 헤어졌답니다.

어느날 북티크의 심야서점 새벽2시 ©콜라보서점 북티크

심야서점에는 가끔 당황스런 일이
벌어지곤 합니다

어느 심야서점의 새벽 2시. 저는 커피는 더 내드리고 다과를 준비하고 이렇게 말합니다.

"잠도 깰 겸 같이 이야기나 나눠요."

평소와 달리 전 목소리가 떨립니다. (설렘이 아닌 두려움..) 그 날 뜻밖에도 저 포함 심야서점 참가자 7명이 모두 다 남자였어요. 북 토크 해야 하나 고민 많이 했죠.

서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영문학과 대학생, 직업군인, 방송국 PD, 출판 마케터 등. 다들 잘생기고 훤칠한 훈남들이더군요. 처음엔 남자들끼리 무슨 얘길 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이게 웬 걸? 1시간 반이 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미남(?)들의 수다'를 떨었죠. 훈훈한 마무리..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매주 금요일이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기도해요.

'심야 북 토크'는 보통
새벽 2시부터 1시간가량 해요

와인과 맥주를 함께 마시며, 이런저런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새로 오신 분과 자주 오시는 분들이 한데 섞여 책, 연애, 사회생활 등등. 그러다 결국 아침 6시. 2차는 또 아지매 국밥집으로..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오늘은 또 무슨 책을 읽을까, 또 어떤 사람들과 만나게 될까, 어떤 대화를 할까..이런 생각하면 참 즐거워지는 시간입니다. 여유 있게 책도 읽고 사람도 만나는, 이 시간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이런 모임을 통해 독자들끼리 친해질 기회를 꾸준히 만들고 싶어요.

온전히 책을 만나는 시간. 그 시간을 경험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책을 읽기 전에 대화한다는 것. 어쩌면 그게 독서의 시작이 아닐까요? 책과의 소통. 사람과의 소통. 그렇게 북티크는 책과 사람이 함께 소통하는 서점이고 싶습니다.

에고, 서점이라는 공간 안에는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오늘도 골목길 벽서를 만드는 밤샘작업 후에 이 글을 적네요. 오로지 독자를 위한 일이죠.

요즘 예쁘고 개성 넘치는 작은 서점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판매용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책 읽는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 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서점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북티크의 심야서점 자주 놀러 오시고, #동네서점지도 스토리펀딩도 많이 후원해 주세요.

사람이 소통하는 공간,
그런 공간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북티크 대표 박종원 드림
2015. 12. 16

설정 티 많이 나요? 왼쪽부터 북티크의 김기은 북컨시어지, 저와 독서모임 총괄 권인걸 매니저, 박경래 점장. ©콜라보서점 북티크

폐점 북티크 Booktique Nonhyun @booktique_bookshop
소개 서울 강남구에 있는 콜라보서점이다. 책과 문화와 독자가 함께 만나는 공간을 지향한다. 독서모임과 심야책방, 북토크,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연다. 2018년부터 부근의 카페 '바라는 것들의 실상' 2층에서 서점 영업을 지속하다가, 2018년 6월 서울점을 폐점했다.

땡스북스와 퍼니플랜이 함께 동네서점 앱과 책자 제작을 위해 진행한 카카오 스토리펀딩 ‘어서오세요, 오늘의 동네서점’에 연재했던 글의 아카이브입니다. 2015년 12월 1일부터 2016년 1월 6일까지, 약 4주간

ⓒ 전국의 가볼 만한 동네서점 검색하고 방문해보세요. 동네서점지도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만들어갑니다. 동네서점지도 www.bookshopm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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