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큐레이션. 책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드는 곳 어쩌다책방

17 큐레이션. 책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드는 곳 어쩌다책방
책방 문을 열면서 가장 먼저 오늘 날씨를 검색해봐요. 책방도 장사다 보니 날씨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퍼니플랜
책방 문을 열면서 가장 먼저 오늘 날씨를 검색해봐요. 책방도 장사다 보니 날씨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오늘은 비 소식이 있어 손님이 많지 않을 것 같네요. 어렵게 찾아주시는 손님을 위해서 잔잔한 노래를 선곡합니다. 그리고서 청소와 서가 정리합니다.
청소와 서가 정리는 해도 해도 절대 끝나는 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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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큐레이션 Curation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드는 곳
어서오세요, 어쩌다책방입니다.
취향태그 #큐레이션 — 지역태그 #서울특별시 — 개점일 2016년 06월 24일
‘어쩌다 가게@망원‘을 기획하면서 가게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컨시어지 역할을 하는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책방을 열게 됐죠. ©퍼니플랜
어쩌다 문득 책방을 열었습니다.
우리 책방은 한적한 주택가 골목 안에 자리하고 있어요. ‘어쩌다 프로젝트’ 중의 하나입니다. 어쩌다 프로젝트는 여러 가게가 모인 ‘어쩌다 가게’를 기획, 운영하는 우리 회사의 프로젝트입니다. ‘어쩌다 가게@망원‘을 기획하면서 입주자간의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가게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컨시어지 역할을 하는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미 입주한 업종과 중복되지 않으면서, 브랜드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책방을 열게 됐죠.
우리 책방은 매달 한 명의 작가를 초대해 기획전을 열어요. 이제 벌써... 함께해주신 작가님이 30명이 넘었군요! ©퍼니플랜
매달 ‘이달의 작가’ 초대전을 엽니다.
우리 책방은 매달 한 명의 작가를 초대해 기획전을 열어요. 해당 작가가 쓴 책과 작가가 직접 추천한 책을 같이 소개합니다. 그리고 작가를 주제로 한 책싸개 ‘이달의 커버'를 제작하죠. 책을 구매하는 손님께 이 책싸개로 포장해드립니다. 그뿐만 아니라 작가가 일일 책방 주인이 되는 ‘어쩌다 책방 보는 날’도 진행합니다.
올해 1월에는 문유석 작가, 2월은 마르그리트 뒤라스 작가, 3월은 이제니 작가, 4월은 황정은 작가, 5월은 은유 작가, 6월은 은모든 작가, 7월에는 김애란 등 이제 벌써... 함께해주신 작가님이 30명이 넘었군요!
처음에는 주로 작가가 추천하는 책 위주로 소개했는데요. 최근 1년 전부터는 해당 작가의 책을 집중적으로 소개합니다. 다양한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지만, 한 명의 작가를 깊이 읽는 것도 재미있는 독서 방법입니다. 우리 책방을 통해 좋은 작가를 알게 됐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소개하는 작가의 책은 믿고 읽는다는 말을 듣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분 좋을 것 같아요.
책방 운영은 ‘운칠기삼’입니다.
제가 책방을 꾸려가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운영 시간을 지키는 일’이에요. 가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이자 손님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우리가 정한 규칙을 꾸준히 지키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끈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저희 동료들끼리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방 운영은 ‘운칠기삼’이라고요. 원래는 어떤 일을 할 때 운이 70%이고 자기 실력이 30%라는 뜻이지만, 우리 회사에서는 ‘운영이 70%, 기획이 30%’라는 의미로 씁니다. 매일 신경 써서 서가에 꽂을 책을 고르고 진열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손님이 책방 의자에 앉았을 때 느껴지는 조명의 밝기와 온도, 향기 같은 사소한 요소들에도 빠짐없이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합니다.
책이라는 물성에 대한 감각적 경험, 독서라는 행위에 대한 매력적인 체험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오프라인 서점이 가져야 할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손님이 주섬주섬 내민 손편지 4장에는 그동안 재밌게 읽은 책과 그 이유가 빼곡히 쓰여있었습니다. 책방의 목표가 이뤄진 순간입니다. ©퍼니플랜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만들기
단골 대부분이 동네 분들이에요. 단골 중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들르는 분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방문하셨을 때 사가신 책 중에서 어떤 책이 가장 재밌었냐고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며칠 뒤 오셔서 손편지 4장을 주섬주섬 내미시더라고요. 그 편지에는 그동안 재밌게 읽은 책과 그 이유가 빼곡히 쓰여있었습니다.
책방 앞에 써 붙인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간다.’라는 책방의 목표가 이뤄진 순간입니다. 감동적인 손님의 손편지는 책방에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독립서점은 ‘책방지기의 머릿속’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가꾸는 이 책방은 제 머릿속이기도 한 거죠. ©퍼니플랜
나에게 독립서점이란 ‘책방지기의 머릿속’입니다.
독립서점은 ‘책방지기의 머릿속’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가꾸는 이 책방은 제 머릿속이기도 한 거죠. 그래서인지 서가를 볼 때마다 매일 다양한 감정을 느낍니다. 어떤 날은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두둑한 적금 통장을 보듯 뿌듯하다가도, 또 어떤 날은 부족한 점만 눈에 쏙쏙 들어와 부끄럽고 좌절하기도 해요.
다른 서점에 가게 되면 그 책방지기의 머릿속을 읽는 것 같아 즐겁습니다. 이렇게 책 너머의 사람이 느껴진다는 게 독립서점만의 매력입니다. 수백 권의 책이 도떼기시장처럼 쌓인 대형서점과는 확실히 다른 점이죠. 많은 사람이 독립서점을 찾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제 머릿속이 궁금하신가요?
‘이달의 작가’가 있는 우리 책방으로 놀러 오세요.
2019년 6월의 어느 날
어쩌다책방 매니저 윤지희 드림
어쩌다책방 Uhjjuhdah bookshop @uhjjuhdah.bookshop
큐레이션
매달 '이달의 작가'를 선정해 해당 작가의 책과 추천 책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책을 구매하면 한 달 한정판으로 만든 '이달의 커버'로 책을 포장해준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로19길 74 (망원동, 어쩌다 가게@망원) 1층
74, World Cup-ro 19-gil, Mapo-gu, Seoul
Mon-Sat 13:00 ~ 21:00 일요일 휴무
www.instagram.com/uhjjuhdah.book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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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동네서점
퍼니플랜 외 15곳의 동네서점 운영자와 함께 씀 | 로컬앤드+퍼니플랜 펴냄 | 128 x 174mm 총천연색 | 값 10,000원 | 2020년 01월 23일 발행 예정으로, 발행 시 최종 표지 그림과 자세한 정보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의 동네서점은 안녕할까요?
#오늘의동네서점2
이 책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약 30개월간 1년 이상 이웃과 소통하며 운영해 온 동네서점을 대상으로 기고받아 이메일 뉴스레터로 발행한 글을 묶어 만들었습니다. 또한 총 약 4년간 이용자 제보를 받아 수집한 동네서점지도 인덱스의 독립서점을 20개의 취향 태그로 분류해 수록했습니다. 이 책의 판매 수익금은 동네서점지도 운영에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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