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북스테이. 속초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합니다

12 북스테이.
속초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합니다


책방 문을 열면 가장 먼저 출입문 앞과 옆, 계단 주위를 청소합니다. 밤사이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많이 쌓이곤 합니다. 손님 맞이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전날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은 분들을 배웅하면서 가벼운 인사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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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속초 완벽한날들의 최윤복입니다. 책방 문을 열면 가장 먼저 출입문 앞과 옆, 계단 주위를 청소합니다. ©퍼니플랜


12. 북스테이 Book stay

속초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완벽한날들입니다.

이 동네는 속초항이 위치한, 과거 번성했던 속초의 구도심입니다. 우리 서점은 이 자리에서 예전처럼 속초 여행자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합니다. ©퍼니플랜


속초 여행자의 시작과 끝을 함께합니다.
이 동네는 속초항이 위치한, 과거 번성했던 속초의 구도심입니다. 우리 서점이 있는 시외버스터미널 뒷골목은 오랜 시간 동안 터미널을 오가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었지요. 신도심이 형성되면서 과거 전성기의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아직 당시의 골목과 주택 풍경이 남아있습니다.

우리 서점은 이 자리에서 예전처럼 속초 여행자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합니다. 손님들은 여행하는 동안 읽을 책을 고르거나, 여행을 마치고 나서 편하게 쉬다 가시곤 합니다.

당연히 책을 꾸준히 사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읽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때마다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우리 공간을 이용하는 분들과의 만남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퍼니플랜


북스테이 그리고, 책과 사람의 관계
요즘 서점과 게스트하우스를 함께 운영하는 ‘북스테이'가 많이 생겼습니다. 저희뿐 아니라 통영, 괴산, 파주 등에서 먼저 하고 계시는 선배님들이 계시는데요. 우리 서점 역시 관광지라는 지역적 특색 때문인지 여행객들이 북스테이를 하러 많이 오십니다. 그런데도, 우리를 지탱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책’과 ‘사람’입니다. 책은 반드시 우리만의 기준으로 꼼꼼히 읽고 선별해서 입고하려고 노력합니다.

동네에 어머님 연배의 어르신이 한 분 계시는데요. 처음엔 교회 가시는 일요일마다 한 번씩 들르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 책을 다 읽고는 다음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시고, 그렇게 쌓여 지금은 열 권도 넘는 책을 저희 서점에서 사서 읽으셨더군요. 이렇게 주변의 동네 어르신들이 가끔 서점에 놀러 오십니다. 당연히 책을 꾸준히 사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읽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때마다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잠시 하룻밤 스쳐 가는 손님들께도 물론 감사합니다. 하지만 동네 주민과 독서 모임과 북토크,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며 지속적인 관계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우리 공간을 이용하는 분들과의 만남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완벽한날들 추천책 〈온다 씨의 강원도〉
김준연 씀 | 온다프레스 펴냄 | 2018년 03월 30일 발행 | 220쪽 | 값 13,000원

강원도 바닷가로 막 이주한 온다 씨의 좌충우돌 인터뷰. 『온다 씨의 강원도』는 여행가이자 사진작가인 김준연이 여덟 명의 강원도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강원도에 살게 된 계기, 생계유지의 방식, 동네 구석구석의 산책길 등을 취재한 인터뷰집이다. 주로는 본래 대도시에 살던 20, 30대 연령의 직장인이 강원도 모처로 새롭게 터전을 잡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을 담아냈다. 자세히보기

우리 서점 역시 관광지라는 지역적 특색 때문인지 여행객들이 북스테이를 하러 많이 오십니다. 그런데도, 저희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책’과 ‘사람’입니다. ©퍼니플랜


우리 책방만의 속도와 방향 지키기
초기에는 자영업이 처음이라서 모든 게 끌려다니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업은 성공 아니면 실패인 줄 알던 시기가 있었어요. 손님이 없는 시기가 길어지면서 마음이 많이 약해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지쳐갈 때마다 단골이 전화로 안부를 물으시거나 책을 사러 오셨습니다. 그런 단골들 때문에 우리의 존재 이유를 확인받고 그 기운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요즘엔 우리만의 속도와 방향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오늘 하루의 매출이나 손님의 수에 연연하지 않으려 합니다. 오래 버티며 우리가 할 일을 차근차근히 해내다 보면, 나중에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으니까요.

나에게 독립서점이란 ‘개성과 재미가 있는 공간'입니다. 우리 서점도 누군가에서 그런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퍼니플랜


나에게 독립서점이란 ‘개성과 재미가 있는 공간'
당분간 독립서점이 더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물론 언젠가는 한계가 오겠지만요. 지금 전국의 많은 서점이 우리처럼 각자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출판 업계에는 고쳐야 할 불합리한 구조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게 고쳐진다면 독립서점의 미래가 더 밝아지지 않을까요?

저도 서점 일을 하지만,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을 방문하면 그 동네 서점을 꼭 찾아갑니다. 서점마다 그곳만의 분위기와 공기가 있거든요. 책방 서재의 책들도 살펴보면서 그 공간만의 매력에 푹 빠지곤 합니다.

우리 서점도 누군가에게 그런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2019년 6월의 어느 날
속초 완벽한날들 운영자 최윤복 드림

완벽한날들 Perfect Days @perfectdays_sokcho
북스테이, 커피차가있는서점, 복합문화공간
1층은 서점 공간으로 꾸며, 다양한 책과 함께 커피나 차를 즐길 수 있으며, 2층은 총 3개의 방으로 구성된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된다. 책방 이름은 메리 올리버의 산문집에서 따왔다.  

강원도 속초시 수복로259번길 7 (동명동)
Everyday 09:00 ~ 21:00

ⓒ 동네서점지도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만들어갑니다. 전국의 가볼 만한 동네서점 검색하고 방문해보세요. 함께 만드는 동네서점지도 www.bookshopm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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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동네서점

퍼니플랜 외 15곳의 동네서점 운영자와 함께 씀 | 로컬앤드+퍼니플랜 펴냄 | 128 x 174mm 총천연색 | 값 10,000원 | 2019년 11월 11일 발행 예정으로, 발행 시 최종 표지 그림과 자세한 정보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오늘의 동네서점은 안녕할까요?
#오늘의동네서점2
이 책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약 30개월간 1년 이상 이웃과 소통하며 운영해 온 동네서점을 대상으로 기고받아 이메일 뉴스레터로 발행한 글을 묶어 만들었습니다. 또한 총 약 4년간 이용자 제보를 받아 수집한 동네서점지도 인덱스의 독립서점을 20개의 취향 태그로 분류해 수록했습니다. 이 책의 판매 수익금은 동네서점지도 운영에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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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볼까 서울의 독립서점으로, 〈여행자의 동네서점〉
여행자의 시선으로 동네서점이라는 작은 점과 점을 7개의 선으로 엮었다. 서울 7개 동네에 커뮤니티를 만들고, 자신의 정체성을 키워나가는 23곳의 동네서점과 이웃 문화 공간 5곳을 함께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