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빈티지여행인천 - 책의 길을 따라 퍼지는 이야기꽃, 동구

08 빈티지여행인천 -
책의 길을 따라 퍼지는 이야기꽃, 동구
#빈티지여행인천 은 오래된 것의 가치를 알고 그 가치 위에서 새로움을 전하는 30곳의 공간을 소개합니다. 인천에 자리한 공간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서 ‘오래된 새로움’을 찾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빈티지여행인천> 테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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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골목길에서 만나는 작지만 큰, 문화사랑방
우리미술관
“우리미술관으로 가는 길이 어딘지 아니?” 하고 지나가는 초등학생 아이에게 물었다. “저만 따라오세요.” 밝고 희망찬 목소리로 안내해준 아이에게 고맙다며 인사를 하고 마주한 곳은 작은 골목길. 회색의 길을 따라가니 재단장을 한 듯 깔끔한 건물에 오색찬란한 색으로 칠해진 우리미술관 간판이 보였다. 2015년 작은 미술관 조성 운영사업 공모를 통해 시작되어, 동구청으로부터 빈집을 무상으로 받아 리모델링 된 인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공공문화시설이다.
우리미술관 전시관에서는 지역대학생들과 협력한 아트프로젝트 <Recycle - 그곳의 흔적>이 진행되고 있었다. 만석동의 많은 변화의 과정을 비추는 드로잉으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설치미술 작품을 보니, 동네의 변화 과정과 역사를 한눈에 예술로 시간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단순히 전시를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직접 그림을 그리는 체험도 할 수 있었다.
미술관의 도슨트는 바로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문화예술과 전혀 관계가 없지만, 동네에 미술관이 생기고 난 후 관심을 두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는 모두가 자신의 삶에서 문화예술은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이 마을의 따스한 빛이 되어준 이 공간에 감사를 느끼고 있다고. 전시관 앞 공간에는 예전에 있던 건물의 터를, 회색의 자갈로 남겨놓아 그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관에서 나와 창작문화공간 만석을 지나가려 하니, 노란 문 앞 의자에 앉아 계시는 할머니는 ‘이곳은 예술가들이 사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매년 공모와 심사를 통해 지역에 대한 이해력과 창의력을 갖춘 작가를 선별한다고. 대화 중 마주친 할아버지는 우리미술관 교육관으로 도자기를 만들러 가는 중이었다. 이렇듯 작은 동네에 주민 생활에 자연스레 문화예술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우리미술관에서 이 작은 골목길에서 일어나는 작지만 큰 예술을 만나보자.
20.
모 아니면 도에서 용기를,
책방 모도
책방 모도는 동인천 화수동 골목에 자리 잡은 작은 서점이다. 원래는 담배를 파는 구멍가게가 있던 자리였지만, 문을 닫은 지 오래였고 최근까지는 주거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고. 그 공간을 발견한 책방 모도의 두 대표의 눈에 밟힌 것은 다름 아닌 낡은 창문 틈으로 삐죽 튀어나온 연통이나 이미 색이 다 바랜 민트색 페인트로 칠해진 외벽과 같이, 구석구석 시간을 머금은 것들. ‘이곳에서 온종일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어떨까?’ 공간을 보자마자 금세 떠오른 기분 좋은 상상은 머지않아 이루어졌다. 이곳에서 담배가 아닌 책을 팔아 보기로 한 것이다.
모도는 ‘모 아니면 도’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 말에서 용기를 얻고, 도보다는 모에 살짝 치우친 패기를 장착한 책방 모도는 2018년 1월 태어났다. 이 작은 책방은 인천에서 나고 자란 모 대표와 도 대표가 편애하는 책들로 채워져 있다. 오늘도 두 사람이 읽은 책 중에서 좋았던 책들, 그리고 앞으로 읽고 싶은 책들로 차곡차곡 서가를 채우고 있다.
개업 초기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동네 어르신들이 이사할 때 실수로 버린 만화책, 두꺼운 약초 도감,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등 하나같이 오래된 책이나 절판되어 구하기 어려운 책을 구해달라는 주문이 밀려들어 애를 먹었단다. 이렇게 힘들지만 뿌듯한 미션을 수행하며 책방 모도는 조금씩 화수동의 동네 책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공간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을 꼽자면 단연 천장에 달린 조명이다. 두 대표가 공간을 직접 꾸리면서 곰팡이가 잔뜩 슬어버린 벽지는 긁어냈지만, 먼지가 수북이 쌓인 천장 조명만큼은 차마 버리지 못했다고. 30년 동안 화수동 40-1번지를 밝히고 계절에 따라 날개의 방향을 바꾸어 왔을 이 조명처럼 우리도 지치지 않고 버티자며 조명 앞에서 마음을 다잡은 일화를 듣고 나니, 그 흔하고 낡은 조명마저도 달라 보인다. 오늘은 온기를 머금은 조명 아래서 이런저런 책을 들춰보면 어떨까?
21.
빈티지와 모던의 조화가 이색적인 배다리의 새 얼굴
카페 Mercy
배다리 삼거리 초입 오래된 간판 아래 새어 나오는 노란 불빛이 인상적이다. 70년 넘게 자리를 지킨 슈퍼마켓의 외관은 그대로 지키되, 내부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개조한 이 언밸런스함이 매력적인 공간 카페 Mercy가 지난 9월 탄생했다. 배다리 주민들도 배다리의 얼굴이라고 불러 준다는 카페 Mercy. 카페 Mercy에서 옛 공간의 흔적은 찾을 수 있는 곳은 단연 건물 앞에 달린 ‘진종합식품’의 간판이 아닐까? 실제로는 카페 Mercy 옆 가게의 간판인데, ‘간판이 커서 어떡하냐’며, 미안해하셨다는 인심 좋은 슈퍼 사장님의 우려와는 달리 오래된 간판과 모던한 내부 인테리어의 조합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카페 Mercy 박성준 대표는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천 내에 다른 문화 공간도 운영하고 있지만, 배다리 특유의 ‘어떤 마음’에 이끌려 이곳에 카페를 내게 됐다고. 오랜 세월 동안 배다리를 지켜온 상인들과 예술인들이 만든 공간과 커뮤니티가 가진 결속력이 바로 그것이다. 각각의 모임들은 투박하지만, 이 모임들 덕분에 배다리는 더 끈끈한 마을이 된다. 한편, 카페 Mercy는 카페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소규모 공연들을 계획하고 있다.
음악이 가진 힘을 잘 활용한다면 배다리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생각하고 배다리에서 젊은 패기를 불어 넣고 싶다는 그의 포부가 엿보인다. 카페 Mercy는 좋은 공간을 혼자 독차지하지 않고 사람들과 나누려는 뜻으로 만든 공간이다. 누군가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누군가에게는 저렴한 모임의 장소가 될 것이며, 누군가에게는 공연을 올릴 무대가 되어줄 것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카페 Mercy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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